김건희 명품가방 수사 관련 사건…1심 공소기각

내란특검 “종합특검법상 수사대상…사건 이첩”

종합특검 “확정된 사건…국수본 수사의뢰해라”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특별검사가 2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2차 종합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천=임세준 기자
권창영 2차 종합특검팀 특별검사가 24일 오전 경기도 과천시 2차 종합특검팀 사무실에서 최종 수사결과 브리핑을 하고 있다. 과천=임세준 기자

[헤럴드경제=최의종 기자] 3대 특검 이후 남은 의혹을 수사한 2차 종합특검팀(권창영 특별검사)이 최근 수사를 종료한 가운데 여전히 표류 중인 사건이 있다. 박성재 전 법무부 장관의 부정청탁 및 금품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이다. 내란특검(조은석 특별검사)은 2차 종합특검팀의 활동 및 운영 근거가 되는 종합특검법상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며 이첩했다는 입장인데 최근 활동을 종료한 종합특검은 이첩 대상이 아니란 입장이다. 특검간 이견만 부각되는 사이 사건 수사가 갈 곳을 잃은 상황이다.

26일 법조계에 따르면 종합특검은 지난 24일 6개월간의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사무마 관련 직권남용 사건에 대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국수본) 이첩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종합특검은 박 전 장관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에 대해선 내란특검으로부터 이첩받은 바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박 전 장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은 김 여사가 지난 2024년 5월 5일 오후 2시4분께, 오후 7시28분께 박 전 장관에게 당시 이원석 검찰총장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 사건’에 관한 검찰 전담수사팀을 구성하도록 지시한 경위와 구체적인 수사 진행 상황 등을 법무부 검찰국장 등을 통해 파악할 것을 부정하게 청탁했다는 의혹이다.

종합특검은 박 전 장관 외에 검찰 관계자 등 사건에 대해 “김 여사가 박 전 장관에게 텔레그램으로 ‘전담수사팀 구성과 관련된 정보지’를 전달하는 등 검찰 수사에 개입한 정황을 확인했다. (검찰이) 김 여사 피의자 조사 전부터 불기소 결정을 검토하며 불기소 결정문 초안을 작성한 사실 등을 확인했다”라면서도 “혐의 입증과 관련 수사 기간 내 모두 마무리할 수 없어 이첩을 결정했다”라고 했다.

하지만 종합특검은 박 전 장관 청탁금지법 사건에 대해서는 “(내란특검으로부터) 이첩되지 않았다. 사건은 끝난 것이고 이첩할 대상이 없다”라며 “내란특검이 국수본에 수사의뢰하는 것이 빠를 것 같다”고 했다. 이에 대 내란특검 관계자는 25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해서 “사건을 이첩했다”고 밝혔다.

앞서 내란특검은 박 전 장관이 김 여사에게 부정청탁을 받은 뒤 당시 법무부 검찰국 형사기획과장에게 사건 수사 진행 상황을 보고할 것을 지시했고, 같은 날 오후 9시50분께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관련 보고를 받았다며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와 함께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도 적용해 재판에 넘겼다.

박 전 장관 1심을 심리한 서울중앙지법 형사33부(부장 이진관)는 지난 6월 박 전 장관의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25년을 선고하면서도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내란특검법상 내란특검 수사 대상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공소기각 판결했다.

재판부는 박 전 장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은 내란·외환 혐의와는 구성요건과 법적 성격이 전혀 다르며, 박 전 장관 휴대전화에서 발견된 김 여사 등의 텔레그램 메시지와 2024년 12·3 비상계엄 선포와 그와 관련된 내란 사건과 연관관계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조은석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조은석 특별검사가 지난해 12월 15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 브리핑룸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관련 내란·외환 사건 수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임세준 기자

다만 재판부는 “공소기각 판결이 확정된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적법한 수사기관’이 수사개시를 통해 수사절차를 진행하고, 그 결과에 따라 적법한 공소제기권자가 다시 기소할 수도 있으므로, 적법절차 원칙과 실체적 진실 규명 사이에 조화를 도모할 수 있다”라고 부연했다.

이후 내란특검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가 지난달 27일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에 항소를 취하했다. 공소기각 판결에 항소가 인용되면 유죄가 선고된 내란중요임무종사 혐의 사건까지 환송돼 심리가 지연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다만 내란특검은 공소기각 부분에 1심의 법률적 판단이 정당하다는 취지는 아니라고 했다.

내란특검이 내린 결정은 종합특검 사건 이첩이었다. 내란특검은 지난달 30일 박 전 장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사건을 종합특검에 이첩했다고 밝혔다. 내란특검은 “종합특검법 제2조 제1항 제13호에 따른 종합특검 수사대상에 해당하므로, 이송 관련 규정에 따라 종합특검에 이첩했다”라고 했다.

종합특검법 제2조 제1항은 수사대상을 규정하며 제13호는 ‘윤석열과 김건희가 본인 또는 타인의 사건 관련 수사상황을 보고받고, 수사·공소제기 절차에 관해 사건 은폐·무마·회유·증거조작·증거은닉 등 적법절차 위반 및 수사기관 권한을 오남용하게 했다는 범죄 혐의 사건’이다.

하지만 종합특검은 이튿날인 지난달 31일 “내란특검으로부터 박 전 장관 청탁금지법 위반 사건을 이첩한다는 공문을 수령했다”라며 “해당 사건은 서울중앙지법에서 공소기각 판결이 선고된 사건으로 내란특검이 항소를 제기했다가 취하해 확정된 사건”이라며 이첩 대상이 될 수 없다고 밝혔다.

종합특검은 내란특검법 제18조를 근거로 들었다. 내란특검법 제18조는 ‘특검은 공소를 제기한 판결이 확정됐을 경우에는 10일 이내에 비용지출 및 활동내역 등에 관한 사항을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보고하고, 보관하는 업무 관련 서류 등을 검찰총장에게 인계해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3대 특검이 출범해 수사를 벌였으나 기간 제약으로 수사 대상에 충실한 수사를 마치지 못했다며 정치권에서는 종합특검을 출범시켰으나, 결국 특검간 이견에 사건 자체가 표류하게 된 셈이다.

국회는 지난달 종합특검법을 개정하며 ‘3대 특검 결정과 다른 결정을 하거나 공소유지에 영향을 미칠 사항은 각 특검과 협의해야 한다’는 규정을 넣었으나 유명무실한 결과가 나타났다.

부장검사 출신 변호사는 “내란특검이 종합특검에 수사권이 있다는 해석도, 확정됐다는 종합특검 논리도 가능은 하다”라며 “특검 자체가 기본적으로 일반검사가 수사하기 어렵다는 것을 전제로 하는데 이미 상설기관화가 된 상황에서, 특검법 조항을 세밀하게 만들지 못해 발생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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