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점항공사 없는 가덕신공항 개항은 안 될 말”

국힘 의원단, 산은에 “‘세컨드 허브’ 이행하라”

곽규택 “합병부결 분리존치 등 모든 수단 검토”

LCC 3사 12월 주총 전 국정감사가 최대 분수령

김대식(가운데) 의원 등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6명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 유치를 촉구했다. [김대식 의원실 제공]
김대식(가운데) 의원 등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국회의원 6명이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 유치를 촉구했다. [김대식 의원실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에어부산이 진에어에 흡수되는 합병으로 부산이 거점항공사를 잃을 위기에 놓이면서 부산 정치권과 산업은행의 갈등이 9월 정기국회 정국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에어부산이 ‘헐값 합병’됐다는 문제 제기에 이어 거점항공사 없는 가덕신공항 개항만은 막아야 한다는 주장이 지역 정치권에 분출하고 있다.

▶국민의힘 부산의원단 ‘통합 진에어 본사, 부산에 둬야’=김미애·서지영·박성훈·김대식·조승환·곽규택 의원 등 국민의힘 부산 지역구 의원들은 지난 25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 유치를 촉구했다. 이들은 “부산이 20년간 키워온 지역 거점항공사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상황”이라며 “정부와 대한항공은 통합 진에어 본사를 부산에 유치하고, 가덕신공항을 실질적인 대한민국 세컨드 허브로 만들기로 한 약속을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김대식(사상구) 의원은 산업은행이 2020년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과 함께 진에어·에어부산·에어서울 등 LCC(저가 항공사) 3사 통합을 발표하면서 지방공항 기반의 ‘세컨드 허브’를 구축하겠다고 공언한 사실을 상기시키며 “그 약속이 지금도 유효하다면 어디에 어떻게 만들 것인지 답을 하라”고 했다. 대한항공에도 “통합 진에어 본사의 부산이전과 함께 경영·노선 기획, 기단 배치, 운항·정비 기능, 지역 고용을 포함한 실질적 부산 거점항공사 구축 방안을 제시하라”고 압박했다.

▶곽규택 헐값 합병 의혹…‘독립기관이 합병비율 재검증해야’=부산 의원들의 문제 제기에 앞서 합병 쟁점을 가장 먼저 파고든 것은 곽규택 의원(서·동구)이다. 곽 의원에 따르면 지난 21일 체결된 합병계약상 합병가액은 진에어 5156원, 에어부산 1476원으로 진에어 1주당 에어부산 0.2862684주 비율로 합병이 추진된다. 그는 에어부산의 실질 가치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 ‘헐값 합병’이라며 원점 재검증을 촉구했다.

곽 의원은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3사 이사회가 합병계약을 승인했지만 오는 12월 주주총회와 합병 인가 절차가 남아있다”며 “회사 측 입김이 배제된 독립적인 기관을 통해 개정 자본시장법 취지에 맞춰 에어부산의 자산·수익·거점가치를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산시와 지역 주주들이 재검증을 주도하고, 부산 국회의원이 관련 자료의 공개와 합병비율 재산정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재검증 결과 합병비율이 불합리한 것으로 확인된다면 합병계약을 수정하거나 철회해야 하며, 바로잡지 않는다면 주주총회에서 부결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산 거점항공사 공백 우려에 대해서도 배수진을 쳤다. 곽 의원은 “통합 LCC 본사를 다른 지역에 두거나 부산을 형식적인 지점으로 운영하려 한다면 합병 완료 전 에어부산을 분리해 부산에 존치시키거나 지역 기업·금융기관이 참여하는 방식의 매각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만약 분리 존치를 못한다면 운수권·슬롯 우선 배분, 신규 국제노선 지원, 공항시설 사용료 감면 등 정부 차원의 인센티브를 통해 별도의 거점항공사를 육성해, 가덕신공항이 거점항공사 없이 개항하는 최악의 시나리오만은 막겠다는 것이다. 산업은행을 향해서는 “빅딜의 설계자로서 약속 이행을 관리하고 관철할 책임이 있다”고 추궁했고, 대한항공에도 “부산 배치 항공기와 운항·정비인력, 부산발 노선 확대 계획을 구체적으로 밝히라”고 압박했다.

▶국정감사가 분수령…산업은행 회장·한진그룹 회장 증인 출석 예고=논란의 최종 변수는 산업은행의 대응이다. 산업은행은 2020년 11월 대한항공·아시아나 통합을 추진하면서 LCC 3사 통합을 통한 지방공항 세컨드 허브 구축과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를 내세운 바 있다. 당시 한진칼에 8000억원 규모의 정책자금을 투입한 산은은 지금도 한진칼 지분 10.58%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하지만 통합 LCC 본사 입지에 대해 산업은행은 그동안 “개별 기업이 결정할 사안”이라는 원론적 태도만 취해왔다.

부산 정치권은 다음 라운드를 준비하고 있다. 산업은행의 주채권은행 책임과 대한항공의 통합 LCC 운영 계획에 대한 답변이 명확하지 않을 경우, 다가오는 국정감사에 박상진 산업은행 회장과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을 증인으로 세워 직접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의 합병 인가 절차에도 지역거점 강화 방안 반영을 요구할 계획이어서, LCC 3사의 12월 주주총회에 앞서 열릴 국정감사가 에어부산 합병비율 재검증과 본사 소재지를 둘러싼 공방의 최대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kaf20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