퓨리서치 조사…1년새 16%P 급등

여중생 美장갑차 사망 때보다 높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개시 당일 돌연 축소를 지시한 뒤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시립공항에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6일 한미연합연습 ‘을지 자유의 방패’(UFS) 개시 당일 돌연 축소를 지시한 뒤 뉴저지주 모리스타운 시립공항에서 에어포스 원에 탑승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다. [로이터]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비호감 여론이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미국 여론조사기관 퓨리서치가 20여년간 한국인을 대상으로 미국에 대한 인식을 조사한 이래 처음이다.

다만 미국을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보는 인식은 여전히 강해, 대미 부정 여론이 곧바로 한미동맹에 대한 인식 약화로 이어지지는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퓨리서치가 24일(현지시간)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국에 대해 ‘비호감(unfavorable)’이라고 답한 한국인 응답자는 55%였다. 지난해 39%보다 16%포인트(P) 상승했다.

반면 미국에 대해 ‘호감(favorable)’이라고 답한 비율은 45%로, 지난해보다 16%P 떨어졌다. 특히 ‘매우 비호감’이라는 응답은 지난해 9%에서 올해 18%로 두 배 늘었다.

미국에 대한 한국인의 부정적 인식이 절반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과거 대미 비호감 응답이 호감보다 많았던 때는 2003년이 유일했다. 당시 비호감은 50%, 호감은 46%였다. 2003년은 미군 훈련 과정에서 여중생 신효순·심미선양이 장갑차에 치여 숨진 사건을 계기로 국내에서 반미 감정이 크게 확산했던 시기다.

미국에 대한 신뢰도 역시 크게 낮아졌다. 한국인의 57%는 미국을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답했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기인 2022년 같은 질문에 83%가 긍정적으로 답했던 것과 비교하면 26%P 낮아진 수치다. 미국이 세계 평화와 안정에 ‘많이’ 또는 ‘상당히’ 기여한다고 평가한 한국인도 47%에 그쳤다. 2023년 74%에서 27%P 하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에 대한 부정적 평가도 두드러졌다.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에 대해서는 한국인 응답자의 85%가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이 가운데 63%는 ‘강하게 반대한다’고 답했다. 관세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은 14%에 그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란 대응 방식에 대해서도 한국인의 73%가 불만을 나타냈다.

다만 한미동맹 자체에 대한 인식은 여전히 강했다. 한국인 응답자의 84%는 미국을 한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았다. 지난해보다 5%P 낮아졌지만 여전히 압도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지난해 퓨리서치가 24개국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도 한국은 이스라엘에 이어 미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으로 꼽은 비율이 두 번째로 높았다.

이번 조사는 퓨리서치가 진행 중인 ‘2026 세계 태도 조사’의 일환으로 이뤄졌다. 한국에서는 3월 3일부터 4월 4일까지 성인 1045명을 대상으로 조사가 진행됐다. 정목희 기자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