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판매량 13만대→50만대 확대

아이오닉 V 등 현지 전기차 강화

2027년 B·C-SUV EV·EREV 투입

CATL·모멘타 등 中 기술 활용

中 생산차 신흥시장 수출 확대

무뇨스 “중국서도 경쟁 자신”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정경수 기자

[헤럴드경제=정경수 기자] 현대자동차가 글로벌 핵심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한 중국에서 현지 맞춤 전략을 내세워 제대로 반등을 노린다. 중국에서 개발·생산하는 전용 전기차를 늘리고 CATL·모멘타 등 현지 기술기업과의 협업도 확대함과 동시에 중국을 내수시장뿐 아니라 중남미·중동·동남아로 차량을 내보내는 수출 거점으로 활용해 현지 판매 규모를 2030년 50만대 이상으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호세 무뇨스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은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경쟁이 치열한 자동차 시장”이라며 “판매량과 수익성이 하락한 이후 새로운 계획을 수립해 실행에 옮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수익성이 이제 안정화됐고 2030년까지 50만대 이상의 판매 규모로 회복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중국에 출시하는 ‘아이오닉 V’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중국에 출시하는 ‘아이오닉 V’ [현대자동차·기아 제공]

현대차가 내세운 중국 전략의 핵심은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 현지화다. 글로벌 시장에서 개발한 차량과 기술을 중국에 들여오는 데 그치지 않고 중국 소비자를 겨냥한 차량을 현지에서 개발·생산하고, 중국 업체의 배터리·자율주행·소프트웨어 기술까지 적극 활용한다.

첫 주자는 중국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V’다. 아이오닉 V는 중국에서 개발하고 현지에서 생산하는 모델로, 600㎞ 이상의 주행거리와 27인치 파노라믹 디스플레이,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 중국 도로환경에 맞춘 주행보조 기능 등을 갖췄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에서 개발되고 중국에서 생산되는 차량”이라며 “최고의 중국 기술 파트너들과 함께하는 것이 중국사업 전략의 한 축”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중국에서, 중국을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라인업도 빠르게 늘린다. 현대차는 아이오닉 V에 이어 2027년 B세그먼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과 C세그먼트 SUV를 중국에 추가한다. C-SUV를 비롯한 신차에는 순수전기차(EV)뿐 아니라 주행거리연장형전기차(EREV)도 투입할 계획이다.

이후 2단계에서는 프리미엄급 모델까지 라인업을 확대한다. 전기차와 EREV 등 고급 전동화 모델을 늘리고, 차량의 주행·인포테인먼트·제어 기능을 소프트웨어 중심으로 통합하는 ‘풀스택 소프트웨어 플랫폼’도 적용할 계획이다.

현대차의 중국 시장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 [넥센타이어 제공]
현대차의 중국 시장 맞춤형 전기차 ‘일렉시오’. [넥센타이어 제공]

중국 업체와 경쟁하면서 동시에 중국 업체와 손잡는 전략도 강화한다. 현대차는 합작 파트너인 베이징자동차(BAIC)를 비롯해 CATL, 모멘타 등 현지 업체의 기술과 공급망을 활용해 가격과 상품 경쟁력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무뇨스 사장은 “현지 공급망과 업체를 활용하는 등 스마트하고 실용적인 행동을 취할 것”이라며 “모멘타와 협업을 발표했고 CATL과도 파트너십을 맺었다. 앞으로 협력할 업체와 협업도 많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좋은 기술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 왔다”며 중국 기술력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해 판매 접점도 다시 넓힌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중국 딜러 네트워크를 484곳으로 확대하고, 구매력이 높은 1·2선 도시를 중심으로 자본 부담을 낮춘 새로운 형태의 판매 거점을 늘릴 계획이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50만대 규모를 목표로 한 배경에는 수출 전략도 깔려 있다. 중국 내수 판매만으로 규모를 키우는 게 아니라 기존 현지 생산설비를 활용해 중국산 차량을 신흥시장으로 수출하는 방식이다. 2030년까지 중국 내수 30만대, 해외 수출 20만대의 판매 구조를 구축한다는 구상이다.

무뇨스 사장은 중국을 “굉장히 좋은 수출 허브”라고 표현하면서 “이미 생산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과 수출기지라는 점을 합치면 현실적이고 실행 가능한 계획을 세울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생산 차량의 수출시장으로는 중남미와 중동, 동남아 등을 언급했다.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2026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호세 무뇨스 현대자동차 대표이사 사장이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2026 최고경영자(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현대차 제공]

추가 투자 부담이 상대적으로 작다는 점도 중국 재공략의 배경이다. 현대차가 이미 중국 현지에 생산설비를 확보하고 있어 북미나 인도 등에서 새로운 공장을 증설하는 것과 비교하면 추가 자본지출(CAPEX)을 크게 늘리지 않고도 사업 규모를 확대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무뇨스 사장은 “이미 생산능력이 있기 때문에 다른 지역에 비해 추가적인 CAPEX가 크지 않을 것”이라며 “50만대 정도의 판매가 가능하고 손익분기점(BEP)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확보한 경쟁력은 다른 시장에서 중국차와 맞붙기 위한 무기로도 활용한다. BYD와 지리자동차 등 중국 업체들이 중남미·중동·동남아 등으로 빠르게 영역을 넓히고 있는 만큼 현대차 역시 중국에서 가격과 기술 경쟁력을 높인 뒤 이를 신흥시장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것이다.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 전시된 유럽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3’. [현대차 제공]
26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서울호텔에서 열린 현대차 ‘2026 CEO 인베스터 데이’에 전시된 유럽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3’. [현대차 제공]

무뇨스 사장은 “중국 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전략의 중요한 요소 가운데 하나”라며 “중국에서 준비하고 있는 계획을 잘 실행하고 파트너십과 기술을 잘 도입한다면 중남미나 중동 등 다른 시장에서도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차는 글로벌 생산 규모와 엔지니어링 네트워크, 그룹 차원의 지원 역량을 갖추고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중국 시장에서도 어떤 경쟁사와도 경쟁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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