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직 1차관…경제정책 연속성·실행력에 방점
반도체 중심 회복세 내수·고용 전반 확산 과제
‘3·4·5 경제 대도약’ 설계자서 성과 책임자로 전환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이재명 정부의 두 번째 경제사령탑으로 이형일 재정경제부 1차관이 낙점됐다. 경제정책과 금융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정통 경제관료로, 현직 차관을 경제부총리 후보자로 발탁한 것은 정책의 연속성과 실행력에 무게를 둔 인사로 풀이된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성장률 전망이 3%대로 높아진 가운데 성장의 온기를 내수와 고용으로 확산하고 당정 간 이견이 불거진 세제개편안을 조율하는 것이 당면 과제로 꼽힌다.
이재명 대통령은 30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 후보자로 이 후보자를 지명했다. 외부 인사 대신 현 정부 출범 이후 경제정책을 집행해온 1차관에게 지휘봉을 맡긴 것이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은 인사 브리핑에서 “이 후보자는 경제 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 손꼽히는 정책통”이라며 “중동발 고유가 사태를 맞아 석유 최고가격제 도입을 주도하며 실행역량을 입증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젊은 경제 사령탑으로 역대 최대 경제 지표를 국민 삶의 질적인 변화로 연결하고 양극화를 극복해 우리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이뤄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1971년 대구 출신인 이 후보자는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행정고시 36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자금시장과장과 경제분석과장, 종합정책과장, 경제정책국장, 차관보 등 경제정책 핵심 보직을 거쳐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과 통계청장을 지냈다.
이재명 정부에서는 기획재정부 1차관에 발탁됐고 정부조직 개편 이후 재경부 1차관을 맡았다. 예산·재정 분야에서 주로 경력을 쌓은 구윤철 부총리와 달리 거시경제와 금융정책 분야에서 전문성을 쌓아왔다.
현직 차관의 발탁은 정책 연속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신이 설계에 참여한 정책을 직접 성과로 연결해야 한다는 의미도 갖는다. 가장 먼저 정책 조정 능력을 가늠할 시험대는 세제개편안이다. 이 후보자는 1차관으로 현 정부의 세제개편안 마련에 관여해왔다.
정부는 실거주 1주택자의 종합부동산세 기본공제를 현행 12억원에서 14억원으로 높이고 비거주 1주택자는 9억원으로 낮추는 방안을 내놨다.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이 거주 여부에 따른 차등을 재검토해달라고 요구하면서 보완책을 논의하고 있다. 실거주·비거주 1주택자의 세 부담 격차와 불가피한 비거주 인정 범위가 쟁점이다. 이 후보자는 당정 이견을 조율하면서 국회 제출 전 정부안을 직접 수정할지, 기존안을 제출한 뒤 국회 논의 과정에서 조정할지를 결정해야 한다.
중장기적으로는 자신이 설계에 참여한 성장전략을 실제 성과로 이어가야 한다. 이 후보자는 잠재성장률 3%, 수출 세계 4강, 1인당 국민소득 5만달러를 목표로 하는 현 정부의 ‘3·4·5 경제 대도약’ 전략 마련에 참여했다. 새로운 투자와 성장동력을 발굴해 잠재성장률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성장의 저변을 넓히는 것이 관건이다.
현재 경기 회복이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점도 풀어야 할 문제다. 한국은행과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올해 성장률을 각각 3.3%, 3.2%로 전망했지만 올해 1분기 성장률 1.8% 가운데 반도체 관련 업종의 기여도가 1.2%포인트에 달했다. 지난달 전체 취업자가 10만8000명 늘어난 가운데서도 청년층은 19만1000명 줄었다. 반도체와 수출이 이끄는 성장세를 일자리와 소득 등 체감경기 개선으로 확산해야 한다는 의미다.
성장과 거시경제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 경기 회복을 뒷받침하면서 물가와 수도권 집값, 가계부채의 불안이 재연되지 않도록 정책 수위를 조절해야 한다. 미국의 추가 관세 가능성 등 대외 불확실성에 대응하는 한편 반도체 호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미래 성장동력에 투자하면서 안정적인 세입 기반을 구축하는 일도 남아 있다.
이 후보자는 지명 소감에서 “지금 우리 경제는 회복과 정상화의 시간을 넘어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한 대도약을 위해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지난 1년 3개월간 우리 경제가 이뤄낸 성장 흐름을 더 공고히 유지하면서 3대 메가프로젝트 등으로 새로운 투자·성장 기회를 창출해 잠재성장률 반등의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힘쓰겠다”고 말했다.
또 “성장의 온기가 온 국민에게 골고루 퍼질 수 있도록 반도체 호황 등으로 확보된 정책 여력을 바탕으로 양극화 극복 등 민생을 돌보기 위한 정책 노력에도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프로필>
▷1971년 대구 ▷서울대 경제학과 ▷기재부 차관보 ▷통계청장 ▷현 재경부 1차관
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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