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사 개인사업자 여신 합계 1년 새 51.9%↑

8.3조 중 담보·보증 여신이 4.5조원 차지

기존 은행 소외 차주 자금공급 역할 주문에

개인사업자 대안신용평가 보완 나서

인터넷전문은행 3사 로고 [각사 제공[
인터넷전문은행 3사 로고 [각사 제공[

[헤럴드경제=정호원 기자] 인터넷전문은행들이 개인사업자 대출을 빠르게 늘리고 있지만, 늘어난 돈의 대부분은 부동산 담보와 보증서를 타고 나갔다. 담보나 신용등급 대신 대안 데이터로 상환능력을 가려내겠다던 인터넷은행이 정작 소상공인 대출에서는 기존 은행의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의 2분기 공시에 따르면 개인사업자 대출에서 담보·보증에 기댄 비중은 카카오뱅크 69.1%, 케이뱅크 45.0%, 토스뱅크 36.9%로 나타났다.

덩치는 커졌지만, 늘어난 건 담보였다 = 외형만 보면 인터넷은행의 개인사업자 대출은 급성장 중이다. 3사 개인사업자 여신 합계는 1년 새 51.9% 불어 8조3000억원을 넘어섰다. 케이뱅크가 108.7%, 카카오뱅크가 48.0% 늘며 성장을 이끌었고, 토스뱅크만 4.9% 줄었다.

문제는 그 성장의 성격이다. 2026년 6월 말 기준 3사 개인사업자 여신 8조3381억원 가운데 담보·보증 여신이 4조5000억원가량으로 절반을 웃돈다. 잔액을 크게 늘린 두 곳에서 편중이 특히 두드러진다.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의 담보·보증 여신은 1년 새 약 2조원 늘어, 두 회사 여신 증가폭(2조9190억원)의 약 70%를 차지했다.

일시적 현상도 아니다. 두 회사의 담보·보증 비중은 지난해 2분기 이후 한 분기도 거르지 않고 다섯 분기 연속 올랐다.

앞으로도 이 비중은 더 커질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3분기 중 담보물건을 아파트에서 주택·오피스텔·상가까지, 자금용도를 운전자금에서 시설자금까지 넓힌다. 이를 통해 SOHO 담보대출 시장 커버리지를 7%에서 61%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4분기 개인사업자 부동산담보대출을 출시한 데 이어, 올해 4분기에는 타행 담보대출을 갈아타게 하는 대환 상품을 내놓는다.

담보화의 효과는 분명하다. 케이뱅크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은 0.93%에서 0.51%로 내려갔다. 전년 2분기 대비 올해 2분기 지방은행 5사 평균이 0.86%에서 1.08%로 오른 것과 대비된다. 은행 전체 연체율도 카카오뱅크 0.51%, 케이뱅크 0.60%, 토스뱅크 1.05%로 안정적이거나 개선세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대안신용평가로 기존 금융이 놓친 차주에게 자금을 공급해야 할 인터넷은행이 오히려 기존 금융권의 방식을 뒤따르고 있다고 지적한다. 담보가 얼마나 있는지가 아니라, 어떤 사업을 얼마나 성실하게 이어가고 있는지와 실제 상환능력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방향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취지다.

정민계 동국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지난 25일 ‘제4인터넷은행의 역할 2차 토론회’에서 “소상공인·소기업·초기 창업기업은 여전히 금융 접근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기존 금융은 담보, 신용등급, 과거 재무실적을 중요하게 평가하기 때문에 사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더라도 금융을 충분히 공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은행도 개인사업자 대안신용평가 보완에 나서고 있다. 케이뱅크는 이달 네이버페이와 제휴대출 상품을 내놓는다. 네이버파이낸셜이 스마트스토어 매출과 결제·콘텐츠 활동 이력 등으로 차주의 신용을 평가하면, 케이뱅크가 이를 대출 승인과 한도 산정에 반영하는 구조다.

카카오뱅크는 사업장 정보를 가명결합해 만든 ‘소상공인 업종 특화 신용평가모형’을 개인사업자 신용대출에 적용하고 있다. 최근에는 이 모형을 생활밀착서비스업·소매업·음식점업·온라인셀러 등 4개 업종으로 세분화했다.

한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담보를 잡으면 더 많은 대출을 공급할 수 있어 고객 수요가 크다는 점도 담보 위주로 취급하게 된 배경”이라고 설명했다. 지방자치단체 지역신용보증재단과 함께 취급하는 보증서대출의 경우 차주가 지자체 지원 혜택까지 받을 수 있어 지역 소상공인 자금공급이라는 취지도 있다는 설명이다.

다른 인터넷은행 관계자는 “여신 규모가 커지는 국면에서 건전성 관리를 병행하려면 담보·보증 비중을 일정 수준 유지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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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on@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