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모니아 추진 가스운반선 명명식 참여

사업적 의미·선주사 관계 등 고려해 결정

조선 사업에서 친환경 선박 위상 방증

HD현대, 탄소규제 대응에 기술 개발 속도

2023년 당시 정기선(오른쪽 첫번째) HD현대 사장(현 회장)이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 선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머스크 제공]
2023년 당시 정기선(오른쪽 첫번째) HD현대 사장(현 회장)이 세계 첫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 운반선 로라 머스크호 선실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머스크 제공]

[헤럴드경제=한영대 기자] 정기선 HD현대 회장이 최근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선박의 명명식을 이례적으로 직접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그룹 미래 동력인 친환경 선박 사업에 힘을 실어주는 동시에 글로벌 선주사와의 협업 강화를 위한 차원으로 풀이된다. HD현대는 급속도로 성장 중인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고부가 친환경 선박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상황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달 25일 울산 HD현대중공업 조선소에서 열린 암모니아 추진 중형 가스운반선 아딘케르커(ADINKERKE), 알터(AALTER)의 명명식 현장을 찾았다. 아딘케르커, 알터 모두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친환경 선박으로, 선주사는 벨기에 엑스마르다. 엑스마르는 지난 4월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암모니아 추진 가스운반선 안트베르펜(ANTWERPEN), 아를롱(ARLON)도 인수한 바 있다.

이 자리에는 니콜라스 사베리스 엑스마르 회장도 참석한 것으로 전해진다. 정 회장은 사베리스 회장과 만나 향후 협업 방향을 논의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업적 의미 등 고려해 참석…친환경 선박 잰걸음

정 회장은 지난 2023년 덴마크에서 열린 2100TEU(1TEU=6m 길이 컨테이너 1개)급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 로라 머스크호의 명명식도 참석한 바 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이 선박은 메탄올을 연료로 사용하는 세계 첫 컨테이너 운반선이다. 2024년에는 울산 조선소에서 열린 메탄올 추진 초대형 컨테이너선 아네 머스크호 명명식에 찾았다.

HD현대 관계자는 “정 회장이 모든 선박 명명식 행사에 참여하는 건 아니다”라며 “선주사와의 관계, 사업적 의미 등을 고려해 행사 참여를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암모니아 추진선. [HD현대 제공]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암모니아 추진선. [HD현대 제공]

업계는 정 회장이 직접 행사를 챙긴 것은 조선 사업에서 친환경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위상이 높다는 것을 방증한다고 보고 있다. 정 회장은 올해 초 열린 스위스 다보스포럼에서 글로벌 리더들과 만나 탈탄소 및 에너지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친환경·탈탄소 기술 선점을 미래 조선·해양산업의 핵심 경쟁력으로 언급하기도 했다.

실제 HD현대는 친환경 선박 경쟁력 강화 및 기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강화된 탈탄소 규제로 인해 친환경 선박 수요가 치솟고 있기 때문이다.

HD현대중공업이 자체 개발한 액화 이산화탄소(LCO₂) 운반선용 저압 화물 시스템은 최근 제35주차 IR52 장영실상을 획득했다. 해당 기술은 LCO₂를 영하 50℃와 7기압의 초저온·저압 상태로 대량 운송하는 것이 핵심이다. 탄소 포집·활용·저장(CCUS) 시장이 확대되면서 대형 LCO₂ 운반선 수요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는 만큼 핵심 기술 개발로 시장을 선점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수주 실적 ‘착착’…기술력 강화도 속도

친환경 선박 수주 실적도 탄탄하다. 지금까지 HD현대가 수주한 메탄올 추진 컨테이너선만 40척에 가깝다. 암모니아 추진선 수주량은 8척이다. 향후 수주 기회는 더 늘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비즈니스 리서치 인사이트는 대표 친환경 선박인 암모니아선 시장 규모가 올해 22억8000만달러(4조원)에서 연평균 33.9%씩 성장, 2035년 322억9000만달러(44조원)에 이를 것으로 분석했다.

HD현대가 시장에서 입지를 탄탄히 다지고 있지만, 중국의 추격은 위협 요인이다. 중국선박공업행업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조선사들의 친환경 선박 신규 수주 규모는 2850만톤으로 2022년(1225만톤)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중국 최대 조선 기업인 CSSC는 연내 세계 최초의 암모니아 추진 벌크선을 인도할 예정이다.

HD현대는 중국과의 격차를 벌리기 위해 대표적으로 소형모듈원전(SMR) 추진선 등 개발에도 적극 나섰다. SMR 추진선은 장기간 연료 교체 없이 운항할 수 있고, 탄소 배출이 없다. HD한국조선해양과 HD현대중공업은 지난 6월 영국선급으로부터 용융염 원자로(MSR) 적용 대형 자동차운반선의 개념설계에 대한 기본인증을 받은 바 있다. MSR은 핵연료와 냉각재를 섞은 용융염을 원료로 하는 SMR의 한 종류다.


yeongdai@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