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미국 장기 국채 금리가 급등하자 개인투자자들이 미국채 상장지수펀드(ETF)를 쓸어담고 있다. 최근 글로벌 금리 상승이 정점에 가까워졌다는 판단 아래 채권 가격 반등을 기대하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4일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개인투자자는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를 40억9000만원 순매수했다. 같은 기간 채권형 ETF 가운데 개인 순매수 1위다.
개인은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13억9000만원) ▷‘TIGER 미국채10년선물’(13억3000만원) ▷‘KODEX 미국30년국채액티브(H)’(8억3000만원) ▷‘SOL 미국30년국채커버드콜(합성)’(6억9000만원) 등도 순매수하며 미국 장기채 상품을 사들였다.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나타난 ‘금리 발작’으로 미국 장기채 가격이 크게 떨어지자 개인투자자들은 채권형 ETF를 통해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금리가 하락세로 돌아설 경우 채권 가격이 반등할 것이란 기대가 자금 유입으로 이어진 셈이다.
최근 주요국 국채 금리가 일제히 뛰면서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이란의 교전 재개로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진 데다 재정적자 부담까지 겹친 영향이다.
글로벌 채권시장의 벤치마크인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지난 2일(현지시간) 장중 4.821%까지 치솟으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30년물 금리도 5.30%까지 뛰었다.
이날 국채 금리는 하락세로 돌아섰다.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3bp(1bp=0.01%포인트) 내린 4.761%에 거래됐다.
금리 급등에 미국 장기채 ETF 수익률은 52주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ACE 미국30년국채액티브’와 ‘ACE 미국10년국채액티브’는 최근 한 달간 각각 4.55% 하락했다.
증권가는 장기금리 상승 압력이 단기간에 꺾이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한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올해 하반기와 내년 미국채 장기금리는 높은 변동성 속 상방 압력 우위 구조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미국채 장기금리 레벨이 일시적으로 하락하더라도 이를 추세 전환으로 보기보다 듀레이션 축소 기회로 활용하는 ‘셀 더 랠리’ 전략이 적절하다”고 말했다.
시장에선 고금리 상황이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31일까지 미 국채 30년물 금리가 5%를 웃돈 거래일은 55일로 2006년 이후 가장 많았다.
배경은 복합적이다. 미 정부가 막대한 재정적자를 메우기 위해 국채 발행을 늘리는 반면 중앙은행과 해외 공공기관 등 미국채의 구조적 수요는 과거보다 약해졌다.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자금 조달 수요도 채권시장 전반의 공급 부담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장기화 우려도 금리 하락을 제약한다.
신한투자증권은 다음주 미 국채 10년물 금리 예상 범위를 4.65~4.85%로 제시했다. 시장의 시선은 4일(현지시간) 발표되는 미국 비농업 고용보고서와 11일 공개되는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쏠릴 전망이다.
김찬희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다음주 미국 8월 물가지표 경계가 유지되는 가운데 지정학적 긴장의 완화가 부재하다면 약세를 떨쳐내기 어렵다”면서 “대신 9일부터 시작되는 재무부의 장기물 바이백 확대 조치가 수급 측면에서 금리 상단을 제어해줄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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