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협중소기업협력센터 ‘모두의 창업 2기 프로젝트 설명회’
60명 정원 일주일 안돼 마감…대학생·직장인·중년 한자리
“마지막 날 더 몰릴 것” 1기 경험자 가세, 치열한 경쟁 예고
[헤럴드경제=홍석희·김서현 기자] “손해 볼 게 없는데 왜 안 하겠어요. 떨어져도 이득이죠.”
지난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FKI타워에서 열린 ‘모두의창업 2기 프로젝트 설명회’. 회계·세무업에 종사하는 장지현(34) 씨는 최근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업계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느껴 타 직종으로 이직을 고민하던 중 설명회장을 찾았다.
장씨는 “원래 창업까지 생각한 것은 아니었는데, 주변에서 하도 모두의창업 이야기를 많이 해서 관심이 생겼다”며 “지원도 받고 멘토링도 받을 수 있으니 도전하지 않는 게 손해인 것 같다”고 말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1기에 이어 현재 ‘모두의 창업 프로젝트 2기’를 진행 중이다. 모두의 창업은 아이디어 단계의 도전자를 발굴해 멘토링과 보육, 사업화, 경연, 재도전 및 후속지원까지 단계별로 이어주는 창업 인재 육성 사업이다.
지난달 20일 시작한 2기 모집에는 15일 만에 신청자 1만명이 몰렸다. 1기 때 1만명 도달까지 25일 걸린 것보다 열흘 빠르다. 2기 모집 마감은 오는 17일이다. 참가자들은 “통상 지원사업 신청이 마감일에 몰리는 점을 감안하면 최종 신청자 수는 훨씬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 참가자는 “1기를 경험해본 사람들도 많아 이번에는 뽑히기가 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토로했다.
이날 한경협중소기업협력센터가 마련한 설명회에도 참가자 60명 정원이 모두 찼다. 지난달 28일 공고해 홍보 기간이 일주일도 되지 않았지만 신청이 빠르게 마감됐다. 성별과 연령이 다양한 점도 눈에 띄었다. 책가방을 멘 앳된 대학생부터 셔츠 차림의 직장인, 흰머리가 희끗한 중년까지 연령대도 다양했다. 아이를 학원에 데려다주고 오느라 늦었다는 주부도 급히 빈자리를 찾아 앉았다.
10년 전 접어둔 창업 꿈을 다시 꺼낸 사람도 있었다. 배우 일을 하는 한가희(30) 씨는 고등학생 때 여성용품 관련 창업을 시도했지만 사업화로 이어가지는 못했다. 한 씨는 “모두의창업을 보고 다시 한번 도전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씨는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연극 관련 본업과 사업을 안정적으로 병행하는 것이 목표다.
이미 창업한 사람에게도 수요가 컸다. 정성원(29) 씨는 AI 기반 플랫폼을 운영하는 1년차 창업가다. 정 씨는 “기존 사업으로는 지원할 수 없어 새로운 아이템으로 도전할 계획”이라며 “모두의창업을 통해 내 창업 역량을 평가받고 검증해보고 싶어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지원금보다도 사업에 참여하면서 네트워킹하고 멘토링도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더 매력적”이라고 했다.
모두의 창업 인기 요인으로는 ‘낮은 진입 문턱’이 꼽혔다. 참가자들은 “라운드를 거치며 단계적으로 선발되는 구조라 부담이 덜하다”, “엔젤투자 등 초기투자를 받으려면 매출을 조금이라도 증명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모두의 창업은 아이디어의 가능성을 바탕으로 도전해볼 수 있다”고 입을 모았다.
실패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창업을 망설이다 마음을 바꿨다는 참가자도 있었다. 설명회 등록조차 망설이다 마지막 날 신청했다는 김모(39) 씨는 “주변에서 실패 사례를 많이 봐 무서웠다”며 “그런데 나라에서 이렇게 적극적으로 창업을 장려하는 걸 보니 ‘이만큼 가능성이 있고, 나도 도전해봐도 되는 일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어 준비하게 됐다”고 했다.
설명회도 경쟁 열기를 의식한 듯 단순한 사업 소개보다 ‘어떻게 뽑힐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번 모두의창업 2기 멘토기관으로 참여한 한경협중소기업협력센터는 이날 교수와 기업 관계자 등 13명의 멘토를 투입했다. 멘토들은 지원서 작성과 아이디어 구체화 노하우를 강연한 뒤 참가자들과 조별 멘토링을 진행했다.
“내 아이디어를 100자로 소개하세요. 평가위원이 이걸 자세히 볼까요, 대충 볼까요?”
이어 ‘핵심 위주로 읽자마자 꽂히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AI에 한두 번 검색하고 조사했다고 하지 말라. 3개월 전, 6개월 전에 뭘 조사했는지를 쓰라”는 조언도 나왔다. 기존 서비스와 자신의 서비스가 무엇이 다른지, 아이디어 개요와 차별성을 분명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질의응답이 시작되자 곳곳에서 손을 들었다. 진행자가 ‘한 사람씩, 한 명씩’이라고 정리해야 할 정도였다. “기관별 경쟁률은 얼마나 되나”, “사업자는 어느 지역으로 내야 하나”, “내 아이템도 지역사업으로 지원할 수 있나” 등 조금이라도 유리한 지원 방법을 찾으려는 질문이 이어졌다.
1기에서 떨어진 뒤 다시 도전하는 참가자도 적지 않았다. “다른 아이템으로 재도전해도 가점이 있느냐”, “폐업한 지 얼마나 지나야 예비창업자로 인정되느냐”는 등의 질문도 나왔다. 설명회가 끝나갈 때는 “오늘 발표 자료를 받을 수 있느냐”는 요청도 이어졌다.
모두의창업을 향한 관심은 이번 2기에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이날 설명회에서도 ‘향후 3기와 4기 모집이 예정돼 있다. 이번에 참여한 사람들에겐 도전 증명서가 발급된다’고 언급됐다. 정씨 역시 “2기는 준비할 시간이 촉박해 큰 기대를 걸고 있지는 않다”며 “이번에 경험을 쌓은 뒤 3기에도 다시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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