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주리 기자] 제24호 태풍 ‘크로반(KROVANH)’이 한반도를 향하지 않고 일본 방향으로 이동하고 있지만 제주와 남부지역에는 강풍과 높은 파도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제주에서는 이미 크레인이 넘어지는 등 피해도 발생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6일 기상청에 따르면 크로반은 이날 오전 3시 일본 오키나와 남남동쪽 약 140㎞ 해상에서 동쪽으로 이동하고 있다. 중심기압은 992헥토파스칼(hPa), 최대풍속은 초속 21m다.
크로반은 한반도 방향으로 북상하지 않고 오키나와 동쪽 해상으로 빠져나간 뒤 북쪽으로 방향을 틀 전망이다. 이후 8일 오전 3시께 일본 가고시마 남남동쪽 약 390㎞ 해상에서 열대저압부로 약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태풍 멀어져도 제주 강풍 계속…크레인 전도 피해도
태풍 중심은 한반도에서 멀어지고 있지만 간접 영향은 계속되고 있다.
현재 제주 전역에는 강풍주의보가 내려져 있다. 제주에서는 순간풍속이 초속 20m 이상, 산지에서는 초속 25m를 웃도는 강한 바람이 부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강풍에 따른 피해도 이미 잇따랐다. 지난 4일 제주시 건입동 제주항에서는 작업 중이던 크레인이 넘어지면서 2명이 크게 다쳤고, 가로수와 신호등 등 시설물 피해도 발생했다.
강풍 영향은 제주에만 그치지 않는다. 기상청은 이날 오전 10시를 기해 부산 서부·중부·동부에도 강풍주의보를 발효했다. 강풍주의보는 풍속이 초속 14m 이상이거나 순간풍속이 초속 20m를 넘을 것으로 예상될 때 내려진다.
전남 여수와 완도 등 일부 지역에도 강풍특보가 발효된 상태다. 강한 바람에 간판과 현수막, 나뭇가지 등이 떨어지거나 시설물이 쓰러질 가능성이 있는 만큼 보행자와 차량 모두 안전에 유의해야 한다.
제주 산지 최대 60㎜ 비…지역별 강수량 차이 커
제주에는 비도 이어질 전망이다.
산지와 중산간 지역을 중심으로 7일 오전까지 가끔 비가 내리겠고, 일부 해안에도 비가 내리거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예상 강수량은 제주 산지·중산간 20~60㎜, 해안 5~20㎜다.
다만 비가 장시간 계속 이어지는 형태라기보다는 지역에 따라 내렸다 그치기를 반복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같은 제주 안에서도 지형과 시간대에 따라 강수량 차이가 크게 나타날 수 있다.
강한 바람이 부는 상황에서 비까지 겹치면 체감 위험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산지와 해안도로에서는 가시거리가 짧아지고 도로가 미끄러워질 수 있어 차량 운행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바다는 최대 5m 파도…태풍 지나도 ‘너울’ 주의
육상보다 바다 상황은 더욱 거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제주 전 해상과 남해서부 서쪽 먼바다에는 풍랑특보가 내려져 있다. 바람은 초속 9~18m로 강하게 불고, 물결은 최대 5m까지 높게 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태풍의 중심이 멀어졌다고 곧바로 바다까지 잔잔해지는 것은 아니다. 태풍 주변 먼바다에서 만들어진 긴 주기의 파도가 해안으로 전달되는 ‘너울’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너울은 멀리서 보기에는 파도가 높지 않아 보여도 갑자기 강한 물결이 해안으로 밀려들 수 있다. 높은 파도가 백사장을 덮거나 갯바위와 방파제를 넘어설 가능성이 있어 해안가 접근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기상청은 이번 강풍과 풍랑특보가 오는 8일까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특히 제주와 남해상에서는 항해·조업 선박이 높은 물결과 강한 바람에 대비해야 한다.
기상청 관계자는 “이번 강풍·풍랑특보는 8일까지 장기간 이어질 가능성이 있겠으니 항해나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히 유의하기 바란다”며 “현수막, 나뭇가지 등 낙하물과 쓰러지거나 부러진 나무에 의한 피해가 우려되니 보행자와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크로반이 한반도를 직접 통과할 가능성은 낮지만 태풍의 영향권은 중심 위치만으로 판단하기 어렵다. 강풍과 높은 파도, 너울은 태풍이 멀어진 뒤에도 상당 시간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제주와 남부지역에서는 특보가 해제될 때까지 해안 접근과 야외활동, 시설물 관리에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rainb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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