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 신약 임상시험 승인 청탁 의혹에 연루된 브로커 양모씨와 수십 년간 사적 친분을 이어온 녹취록과 사진이 잇따라 공개되면서 파문이 확산되고 있다. 야권은 이른바 ‘오빠 게이트’의 실체를 밝히고, 다른 정치인이 연루됐는지 전면 재수사를 하라고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는 식약처에 부정 청탁을 한 적이 없다면서,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수사자료를 어디서 입수했는지 밝히라고 주장했다.
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승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는 이날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승인 관련 청탁 의혹에 대해 “민원 전달 과정에서 더욱 신중하게 했어야 한다는 점을 무겁게 받아들인다”고 밝혔다.
다만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바 없다는 점을 재차 강조하면서 의혹을 제기한 한동훈 무소속 의원에게 수사자료를 어디서 입수 했느냐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주장을 입증하라고 요구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종로구 적선현대빌딩에 마련된 인사청문회 준비 사무실로 출근하며 취재진과 만나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식약처에 부정한 청탁을 한 적 없고, 그로 인해 식약처 심사가 공정하게 안 이뤄진 것이 아니다”라며 “그 사실은 검찰 결정서에 명확히 기재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검찰 기소유예 처분 과정에 정치권의 외압이 있었다는 한동훈 의원의 의혹 제기를 언급하면서 “기소유예 당시 윤석열 정부였고 심우정 검찰총장이었다. 어떻게 민주당 초선 의원이 검찰에 압력을 가해 기소유예를 만들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브로커 양모씨와의 관계에 대해선 “법조인이 잘 가는 음식점, 카페에서 손님으로 알게 됐고 별다른 것이 없다가 (양씨의)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변호를 맡았다. 제가 볼 때는 성공한 여성 기업가로서 존중하고, 또 친한 후배로 지내온 것은 맞다”라고 했다.
앞서 지난 6일 무소속 한동훈 의원이 공개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2022년 2월께 당시 영장전담판사, 양 씨와 이른바 ‘3인 셀카’를 찍었으며 양씨에게 “보고 싶어서 눈에서 눈물이 난다”, “20~30분밖에 못 보면 아쉽잖아”라고 말했고, 양 씨는 “지금 달려갈게. 어디야?”라고 답했다.
양씨는 또 신약 로비가 진행되던 2021년 10월 녹취록에서 제3자에게 “승원 오빠가 항상 나보고 ‘네가 안테나 돼서, 후원금도 500만원밖에 안되니 너 잘되는 걸로 얘기하라’고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의원은 “후원금 한도 탓에 로비 대가를 양 씨가 직접 챙기도록 종용한 취지”라고 비판했다.
더욱이 양 씨는 2019년 11월 김 후보자와 함께 고양이 귀와 수염 필터를 적용해 다정하게 찍은 사진을 카카오톡 프로필로 등록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양씨는 과거 SNS에 김 후보자를 2004년 판사 시절 처음 만났다고 적었으며, 김 후보자는 2013년 양 씨의 유흥주점 근로기준법 위반 사건 변호를 직접 맡기도 했다.
이후 2022년 7월 SNS 댓글 교류, 2023년 4월 수원 장애인의 날 행사 동행 사진까지 확인되면서 김 후보자의 “이후 연락이나 만남이 없었다”는 해명은 설득력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양 씨는 2021년 의약품 제조업체 제넨셀 창업자 강모 씨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 임상시험 신속 승인 청탁을 받은 인물이다.
김 후보자는 같은 해 10월 당시 김강립 식약처장에게 직접 연락해 “제넨셀의 임상 승인 신청을 잘 살펴봐 달라”고 요청한 혐의로 수사를 받았다.
하지만 검찰은 직접적인 금품 수수가 없고 청탁의 위법성을 단정하기 어렵다며 2024년 12월 김 후보자를 기소유예 처분했다.
이에 대해 김 후보자 측은 “부정한 청탁이나 대가성 금품 수수는 결코 없었다”며 “기소유예 처분의 전제가 잘못됐다”고 불복, 지난해 5월 헌법소원을 청구해 심리가 진행 중이다.
한편, 국민의힘 친한(친한동훈)계 한지아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김 후보자의 로비 의혹과 관련된 제약사 제넨셀의 임상시험계획 승인 속도가 다른 코로나19 치료제에 견줘 2배 이상 빨랐다고 주장했다.
의사 출신인 그는 식약처에서 제출받은 ‘2020∼2022년 코로나19 치료제 국내 임상시험 승인 현황’을 토대로 신(新)물질 기반 코로나19 치료제의 임상시험계획 승인은 평균 71.6일이 걸렸지만, 제넨셀은 불과 33일 만에 승인됐다고 밝혔다.
야권은 이번 의혹에 대해 “양 씨가 ‘오빠’라 부르며 로비를 벌인 정황이 명백하다”며 “‘오빠 게이트’의 실체를 밝히고 또 다른 연루 정치인이 있는지 전면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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