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7일 옥수역 경의중앙선 환승로서
한의사·간호사·행인 도움으로 병원 옮겨
[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서울 경의중앙선 옥수역 환승통로에서 퇴근 시간대에 갑자기 의식을 잃은 시민을 한의사와 간호사, 행인들이 도우며 1시간 넘게 곁을 지킨 사연이 온라인에서 화제다.
7일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지난달 27일 오후 6시30분부터 7시 30분 사이에 옥수역 경의중앙 환승통로에서 쓰러진 제 동생을 도와주신 수많은 분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한 가족 A 씨의 소셜미디어(SNS) 글이 확산하고 있다.
A 씨 게시글에 따르면 당시 A 씨는 동생 B 씨와 옥수에서 만나기로 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자 직접 동생을 찾아 나섰다.
A 씨는 “동생이 6월 초부터 간헐적으로 실신을 해서 여러 번 전화를 걸어도 안 받길래 불안한 마음에 정신없이 찾아다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카드 찍고 개찰구 안까지 들어갔는데 경의중앙 환승통로에 사람들이 잔뜩 모여있었다”고 했다.
동생임을 직감한 A 씨가 현장에 달려가 확인하자 한 젊은 남성이 맥을 짚으며 상태를 살피고 있었다. 또 젊은 여성 한 명이 B 씨에게 “계속 숨 쉬세요, 눈 감으면 안되요”라고 말하며 호흡하는 걸 도와주고 있었다.
나중에 알고 보니 젊은 남성은 한의사, 젊은 여성은 중환자실 간호사였다고 한다.
A 씨는 “경의중앙선 환승통로가 정말 찜통이고, 먼지가 많다”라며 “그런데 한의사 분은 그 먼지 가득한 바닥에 자기 자킷이랑 가방도 벗어서 동생 머리 받쳐주셨다”라고 감격해 했다.
이어 “퇴근길이라 구급차가 오는 데 시간이 많이 걸렸는데 두 분 다 한 시간 넘는 동안 땀을 뚝뚝 흘리면서 동생의 의식을 붙잡아 주셨다”며 “구급차 타는 순간까지 구급대원에게 상세히 인계해주셨다”고 했다.
A 씨는 현장에 있던 여러 다른 시민들로부터 받은 도움의 손 길도 나열했다. A 씨는 “(동생)팔 다리에 몇 명씩 붙어서 막 주무르고, 어떤 분은 손수건으로 한의사 선생님 땀 닦아 주시고 어떤 분들은 119에 계속 전화 걸어주셨다”며 “지나가다 망설이지 않고 바로 무릎 꿇고 앉아 한의사 선생님한테 선풍기 대주신 남성분이 계셨고, 어떤 여성 세 분은 동생 쓰러지는 걸 뒤에서 안고 119에 신고하고 우르르 달라 붙어서 신발, 양말 벗겨 눕혀주셨다. 얼음 물을 사다 나르신 분도 여러 명이었다”고 전했다.
B 씨는 이후 구급차를 타고 응급실로 이동해 안정을 취했고, 기본적인 검사에서는 큰 이상이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낯선 타인을 위해 한 시간 넘는 시간 동안 그 더운 곳에서, 그 더러운 바닥에 기꺼이 무릎과 자신의 물건을 내어주고 자신의 딸과 동생인 것처럼 함께 애타하며 곁을 지켜주신 그 마음들을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며 “정말 감사하다”라고 인사했다.
특히 A 씨는 서울특별시한의사회 손 모 기획이사와 익명을 요구한 삼육서울병원 ICU의 모 간호사를 언급하며 “저희 가족에게 두 분은 하늘에서 보내주신 천사”라며 “그 선한 마음이 너무 귀하고, 두 분처럼 사명으로 일하시는 분들이 계셔 대한민국은 아직 살만한 것 같다”라고 글을 맺었다.
누리꾼들은 “인류애 충전” “좋은 분들 복 많이 받으시라” “따뜻한 세상 만들어줘서 고맙다” “진짜 세상은 아직 살만해” 등 감동했다는 반응을 쏟아냈다. 일부는 “나도 만취한 분 길에 쓰러져 있길래 신고하고 상태 지켜보며 기다리는 데 여러 명이 옆에 와서 ‘같이 있어드릴까’라고 물어 보시더라” “출근길 지하철 노약자석 옆에서 어떤 여성분이 갑자기 푹 주저 앉으니까 어르신들 다 벌떡 일어나서 자리 양보하고 물이며 사탕이며 꺼내주시더라” 등 비슷한 경험담을 적으며 사연에 공감을 보냈다.
js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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