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라파엘 그로시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이 지난 4월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게티이미지]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국제원자력기구(IAEA) 이사회가 핵확산 금지 의무 위반을 이유로 이란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회부하는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IAEA가 이란을 안보리에 회부한 것은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9일(현지시간) 로이터와 AP 통신 등에 따르면 이사회는 이란 내 여러 미신고 시설에서 사찰단이 발견한 우라늄 흔적에 대한 장기간의 조사와 관련해 이란이 협조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사회는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에게 이번 결의안과 이전에 채택된 결의안들을 IAEA 규정에 따라 IAEA 모든 회원국과 유엔 안보리, 총회에 보고해달라고 요청했다.

결의안은 또 이란에 대해 의무 불이행을 긴급히 시정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 IAEA가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조처를 해 “핵물질이 다른 용도로 전용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보장하라는 요구도 이어갔다. 이란은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미국이 이란 핵시설을 공격한 이후, IAEA 사찰단의 조사를 거부하고 있다.

이번 결의안은 미국과 영국·프랑스·독일이 공동으로 제출한 것으로, IAEA 35개 이사국 가운데 23개국이 찬성했다. 중국과 러시아, 니제르는 결의안에 반대했다. 8개국은 기권했고, 나머지 1개국은 분담금 연체 상태여서 표결에 참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결의안은 지난해 6월 12일 채택된 결의안에 대한 후속 조치다. 당시 IAEA는 이란이 핵확산 금지 의무를 준수하지 않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해 이 결의안이 채택된 바로 다음 날 이스라엘이 이란의 핵시설에 대한 폭격을 시작했고, 미국도 바로 이란의 핵시설을 공격하면서 ‘12일 전쟁’이 발발하기도 했다. 로이터는 IAEA가 당시 이란이 최대 60%까지 농축된 우라늄 440.9㎏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추산했다고 전했다. 이는 추가로 농축할 경우 핵무기 10기를 만들 수 있는 양이다.

이란은 이날 IAEA의 결의에 즉각 반발했다. 레자 나자피 이란 IAEA 대사는 이란 국영방송에서 “이번 결의안은 미국과 그 동맹국들의 정치적 압력으로 아무런 근거 없이 통과됐다”라며 “어떤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의 오스트리아 빈 주재 유엔기구 대표부도 엑스(X·옛 트위터)에 해당 결의안에 대해 “합의 없이 채택됐으며, 정치적이고 편향됐다”고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이란 대표부는 결의안이 채택되면 보복하겠다고 지난 7일 경고한 바 있으나, 이날 올린 글에서는 보복과 관련한 언급은 없었다.

외신들은 유엔 안보리에서 이란에 대한 결의안 채택 등 구체적 조치가 나올 가능성은 작다고 보고 있다. 이번 IAEA의 결의안 채택에 반대했던 중국과 러시아가 안보리 상임이사국으로서 거부권을 가졌기 때문에, 결의안이 채택되지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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