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 국민 통합에 힘쓰며 35년간 왕위를 지키다 서거한 하랄 5세 노르웨이 국왕의 장례식에서 수많은 인파가 그의 마지막을 배웅했다.
유로뉴스 등 외신에 따르면, 9일(현지시간) 낮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에서 수만 명의 인파가 운집한 가운데 하랄 5세의 장례식이 엄수됐다. 하랄 5세가 지난 달 28일 89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지 12일 만에 치러지는 국장이다.
장례식은 21발의 예포 발사를 신호탄으로 하랄 5세의 관이 왕궁을 출발해 오슬로 중심 대로를 따라 루터교 대성당까지 운구되는 것으로 시작됐다. 하랄 5세의 뒤를 이어 즉위한 아들 호콘 8세, 그의 장녀인 잉그리드 알렉산드라 왕세녀 등 노르웨이 왕실 인사들이 운구 행렬을 뒤따랐다.
유럽 왕실과 정치 지도자들도 장례식에 참석했다 영국의 윌리엄 왕세자, 스페인의 펠리페 6세 국왕 부부를 비롯해 스웨덴, 덴마크, 네덜란드, 벨기에, 룩셈부르크, 모나코 등 유럽 왕실 인사들이 그의 마지막을 기렸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알렉산데르 스투브 핀란드 대통령, 프랑크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대통령 등 주요 국가 정상도 참석했다.
운구 행렬이 대성당에 도착하자 1분간의 전국적인 묵념 의식과 함께 장례식이 시작됐다. 요나스 가르 스퇴르 노르웨이 총리는 추도사에서 “하랄 5세는 위엄과 소탈함 사이의 균형을 갖춘 분이었으며, 노르웨이를 더 위대한 나라로 만들었다”면서 “그는 모두가 서로를 위하는 노르웨이의 ‘우리’를 이야기했다”고 그를 추모했다.
다양한 종교를 대표하는 인사들의 촛불 점화 의식 등이 마무리된 후 하랄 5세의 관은 오슬로 인근의 중세 유적지 아케르스후스 성에 있는 왕실 예배당으로 향했다. 이어 왕실 가족들의 비공개 의식을 거쳐 왕실 구성원들이 묻혀 있는 지하 묘역에 관이 안치됐다.
하랄 5세는 왕실을 현대화하려는 노력과 포용적인 행보로 노르웨이에서 국민적인 사랑을 받았다. 소탈하고 따뜻한 성품으로 시민들에게도 친근하게 다가가 ‘국민 할아버지’로 통했다.
그의 서거 소식에 노르웨이 왕궁 앞에는 추모의 꽃과 노르웨이 국기, 애도 문구를 담은 메모가 산더미처럼 쌓였다. 시신이 안치돼 일반에 개방된 예배당에는 한때 조문을 위해 대기하는 줄이 7시간에 달할 정도로 많은 인파가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려 했다.
이날 장례식에도 오슬로 중심가에 경찰 추산 4만8000명의 인파가 몰렸다. 각급 학교가 학생들이 장례식에 참석할 수 있도록 수업에 빠지는 것을 허용할 정도였다. 노르웨이 경찰은 브리핑에서 이번 행사를 위한 치안 유지 노력이 노르웨이 경찰 역사상 최대 규모의 작전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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