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LPGA의 OK 저축은행 대회 최종라운드 1번 홀에서 발생한 신다인의 2벌타 사건은 선수와 레프리에게 큰 교훈을 남겼다. 향후 선수들과 레프리의 행동은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
증거가 안보인다
필자는 오랜 레프리 경험 때문에 전세계 대회에서 발생하는 벌타 사례들에 대한 미디어 보도를 챙겨보고 그 동영상을 분석한다. 어떻게 이런 벌타가 가능할지 의문이 가는 경우 비디오를 수십 번 돌려 보기도 하는데 대부분 레프리의 판정이 옳았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렉시 톰슨의 케이스는 명확하게 확대된 증거가 있었고 금년 디오픈에서 브라이슨 디셈보가 억울해 했던 2벌타도 필자는 R&A의 판정에 동의했었다.
그러나 신다인의 벌타 판정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었다. 1번 홀 그린에서 갤러리의 제보가 있었고 6번홀에서 2벌타 판정이 선수에게 전달되었으니까 약 1시간 만에 결정된 벌타인데 레프리는 어떤 증거를 가지고 판정했을까?
그 증거자료는 일반 시청자들이 중계방송에서 보았으며 필자도 수십 번 돌려 본 똑 같은 화면이었을 것이다. 다른 화면들을 찾아서 비교할 만한 시간이 없었고 또 있다면 시합 후라도 공개가 되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필자의 판단은 중계 화면을 가지고 1cm 또는 3cm의 차이가 있다고 단언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했다.
공정한 판정이었나?
이렇게 대회의 흐름을 바꾸는 무시무시한 벌타 판정이 나오려면 통상 1번 홀 담당 존 레프리, 전반 9홀을 맡은 상급 레프리인 로버, 최상급자인 치프 레프리가 모여 회의를 해서 서로 자기의 판정 의견을 제시하는데 벌타에 반대한 레프리는 없었는지도 의문이다. 판정이 나온 과정을 보면 KLPGA 레프리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데 그런 정보는 없다.
대회 현장에서 갤러리들의 위치는 몇 cm의 차이를 감지할 정도로 가깝지 않다. 제보가 있었다면 신다인이 마커 뒤의 볼을 마커 앞의 원 위치로 옮기는 과정을 보고 부당하게 앞으로 옮겼다고 신고했을 것이고 레프리는 신고 내용을 검증한 것인데 결국 제보 내용과는 다른 위반사항을 찾아내서 벌타 판정이 나온 것이다. 그래서 별건 조사로 내린 판정이라는 의구심이 있다.
최종라운드 챔피언조 1번 홀에서 26m의 장거리 퍼트를 남긴 선수가 의도적으로 몇 센티를 옮기는 치팅을 할 리도 없는데 레프리들은 왜 벌타 판정을 했을까? 사실 레프리는 선수의 의도와는 관계없이 결과가 원래의 위치에 정확하게 리플레이스 되었는지에 따라서 판정하면 된다고 말할 수 있지만 그런 태도는 대회를 시청하는 골프팬들의 상식적인 공감을 얻기 어렵다. 대회의 흐름과 결과를 왜곡시켰기 때문이다.
선수의 기본
6번홀에서 벌타 통보를 받은 신다인 선수의 현장 반응에는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갑자기 2벌타라는 통보에 크게 당황하여 자기의 권리를 생각할 여유가 없었음을 이해하지만 레프리에게 그 벌타에 동의하지 않으며 라운드가 끝난 후 선수와 함께 증거 영상을 보고 최종 판정을 해 달라는 요구를 했어야 했다. 선수와 레프리는 상하관계가 아니고 각자 자기의 권리가 있고 의무가 있는 대등한 관계이다.
골프에서 선수는 스스로 레프리의 역할을 하며 플레이하므로 레프리의 판정과는 다른 의견을 가질 수 있고 그 의견을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다. 결국 선수들은 레프리에 버금가는 룰 지식을 가져야 두려움 없이 논쟁을 할 수 있으므로 해박한 룰 지식으로 무장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내가 신다인이었다면?
대회가 끝난 후 신다인이 비디오 자료를 전문 영상 분석업체에 의뢰하여 볼의 위치가 거의 변경되지 않았다는 자료를 내 놓은 것은 칭찬할 만하다. 경기의 결과를 바꿀 수는 없지만 본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한 정당한 행동이기 때문이다. 선수들은 내가 신다인이었다면 어떻게 행동했을까 생각해 보고 스스로를 준비하기 바란다.
KLPGA 레프리도 실수할 수 있다
KLPGA는 신다인이 제시한 영상자료를 재검토하여 팬들이 납득할 수 있고 신다인의 명예가 회복될 수 있는 공식적인 해명을 해야 한다. 레프리도 실수할 수 있으므로 필요하면 사과도 해야 한다. 선수는 명예가 억울하게 훼손되었다면 선수의 생명을 걸고 논쟁해야 하고 레프리도 중대한 벌타 판정을 하려면 자기의 직을 걸어야 한다.
*골프 대디였던 필자는 미국 유학을 거쳐 골프 역사가, 대한골프협회의 국제심판, 선수 후원자, 대학 교수 등을 경험했다. 골프 역사서를 2권 저술했고 “박노승의 골프 타임리프” 라는 칼럼을 73회 동안 인기리에 연재 한 바 있으며 현재 시즌2 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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