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서실장·1급 정무보좌관 의회출석답변 조례 통과

‘정무라인 견제 강화’ 철회, 시 조직개편 원안 의결

“여소야대 협치 능력이 부산 현안 해결 열쇠될 것”

지난 3일 열린 부산시의회 제339회 임시회 기획재경위원회 상임위 [부산시의회 제공]
지난 3일 열린 부산시의회 제339회 임시회 기획재경위원회 상임위 [부산시의회 제공]

[헤럴드경제(부산)=정형기 기자] 부산시 조직개편과 시 정무직 견제를 둘러싸고 강대강으로 치닫던 부산시와 부산시의회가 극적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부산시의회는 11일 운영위원회를 열어 부산시장, 부산시교육감의 비서실장과 1급 상당 정무직 보좌관이 시의회에 출석해 답변하도록 하는 ‘부산광역시의회에 출석하여 답변할 수 있는 관계공무원 등의 범위에 관한 조례’ 개정안을 통과시키기로 9일 저녁 부산시와 합의했다.

관련 조례를 대표발의한 국민의힘 김태효(기획재경위원장, 해운대구 3) 시의원은 10일 헤럴드경제와의 통화에서 “운영위원장과 당 원내대표의 위임을 받아 9일 저녁 7시쯤 시와 합의를 했다”며 “시장 비서실장과 1급 상당 정무직 2명이 의회에 출석하도록 하는 조례를 11일 통과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대신 기획재경위원회는 시장 비서실장과 정무직 보좌관의 직무와 기능을 구체적으로 규정해 견제를 강화하려던 ‘비서실 신설 조례안’(김태효 의원 대표발의)을 철회하고, 민선 9기 전재수 시장이 취임 후 제출한 대대적인 조직개편안은 원안대로 10일 의결하기로 했다. 관련 안건들은 11일 본회의에서 모두 처리될 계획이다.

48석 중 국민의힘이 37석으로 압도적 다수를 점한 시의회는 그동안 더불어민주당 소속 전재수 시장이 추진한 조직개편보다 정무직 견제장치 마련이 우선이라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부산시는 의회가 행정조직 구성을 강제하는 것은 위법하다며, 조례가 통과되면 재의를 요구하고 재의결시 대법원에 집행정지 가처분과 본안소송까지 제기하겠다고 맞서며 갈등이 커지는 모양새였다.

정무라인 견제를 둘러싸고 불붙었던 여야 대치 전선은 고비를 넘겼지만, 예산심사라는 또 다른 전선은 현재진행형이다. 시의회는 부산시가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편성한 3차 추경안을 상당 부분 손질할 방침이다.

시는 지역화폐 동백전 캐시백 10% 비율을 연말까지 유지하는 데 국·시비 927억원을, 캐시백을 15%로 100일간 한시 확대하는 데 363억원을 편성했다. 그러나 시의회는 캐시백 한시 확대의 실효성이 없다고 보고 363억원 전액 삭감을 검토 중이다. 부산오페라하우스 건립을 위해 시가 편성한 지방채 발행 예산 300억원도 시의회 측이 “선심성 예산을 줄이면 시 재정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다”며 전액 삭감하는 쪽으로 의견을 모았다.

정무직 견제를 둘러싼 부산시와 시의회의 힘겨루기는 일단 봉합됐지만, 전재수 시장 취임 후 역점 추진해온 ‘민생 100일 비상조치’ 예산과 오페라하우스 예산 등이 삭감위기에 놓이면서 시와 시의회 갈등의 불씨는 예산심사 국면으로 옮겨붙는 모양새다.

부산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주도하는 시의회가 임기 시작부터 정무라인 출석 강제 카드로 전재수 시장을 압박했지만 부분적으로 뜻을 이루는 데 그쳤고, 부산시로서는 조직개편안이 원안대로 통과되는 성과를 얻었지만 주요사업 예산이 깎이는 부담을 안게 됐다”며 “여소야대 구도 속 협치능력이 공공기관 2차 이전, 북항재개발 등 부산 주요 현안 해결의 열쇠가 될 것”이라 전망했다.


kaf200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