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랍풍 스카프 착용 사진 X에 올렸다가 삭제…‘외주 탓’ 변명 눈총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하레트 흐레이크에 위치한 최고 이슬람 시아파 평의회(Supreme Islamic Shiite Council) 안뜰에서 시아파 성직자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EPA]
15일(현지시간) 레바논 베이루트 남부 하레트 흐레이크에 위치한 최고 이슬람 시아파 평의회(Supreme Islamic Shiite Council) 안뜰에서 시아파 성직자들이 시위에 참여하고 있다(사진은 기사 내용과 직접적인 관련 없음). [EPA]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일본 외무성이 테러 대비 훈련을 실시하면서 범인 역할 배우에게 이슬람교도를 떠올리게 하는 복장을 입힌 사실이 드러나 특정 인종과 종교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조장한다는 비판에 직면했다. 비판이 비등하자 외무성은 게시물을 삭제했으나, 외주 업체에 책임을 전가하는 듯한 변명으로 일관해 인권 의식 부재라는 지적을 받고 있다.

16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 외무성은 지난 10일 X(옛 트위터)에 테러·납치 대책 관민 합동 훈련 사진을 게시했다.

그러나 공개된 사진에는 범인 역할 인물이 이슬람 남성들의 전통 스카프를 연상시키는 아랍풍 천을 머리에 두르고 있어 SNS상에서 논란이 불거졌다.

이에 네티즌들은 “특정 민족과 종교에 대한 편견을 조장한다”, “정부 기관에 의한 차별 선동을 당장 중단하라”며 거세게 항의했다.

논란이 확산하자 외무성은 15일 관련 사진을 삭제하고 “특정 민족이나 지역, 종교 등을 염두에 둔 것이 아니다”라며 “이런 오해는 전혀 의도한 바가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외무성 관계자는 훈련을 민간 위탁업체에 맡겼고 의상도 해당 업체가 선정했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모습을 보였다. 나아가 “범인 중에는 일본인 역할도 있었으므로 특정 대상을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고 변명해 오히려 ‘책임 회피’라는 비판을 자초했다.

이번 훈련은 2016년 방글라데시 다카에서 발생해 일본인 7명 등 22명이 숨진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 사건을 계기로 2018년부터 매년 실시되어 왔다.

하지만 외교를 담당하는 주무 부처가 테러와 특정 종교를 무분별하게 결부시킨 데다, 문제가 불거진 후에도 궁색한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정부 차원의 인권 감수성 부족에 대한 비판은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yckim6452@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