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대·중국 공동연구팀, 만탑산 기존 단층 2곳 재활성화 규명
- 핵실험 후 수년간 지진활동 증가, 국제학술지 ‘사이언스’ 게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북한이 2017년 실시한 6차 핵실험의 여파로 풍계리 만탑산 일대에서 잠자던 단층이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부산대학교는 지질환경과학과 김광희 교수 연구팀이 중국 청두이공대, 중국과학원, 중국지진국, 산둥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북한 풍계리 만탑산 주변의 장기 지진활동과 기존 단층의 재활성화 과정을 규명했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연구결과는 국제학술지 ‘사이언스(Science)’에 게재됐다.
북한은 2006년부터 2017년까지 풍계리 일대에서 총 6차례 지하핵실험을 실시했다. 일반적으로 지하핵실험 직후에는 작은 지진이나 지하 붕괴가 발생하지만, 미국 네바다와 옛 소련 세미팔라틴스크 핵실험장에서는 이러한 활동이 수일에서 수주 사이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한국과 중국 동북부에서 관측한 17년간의 연속 지진파 자료를 분석했다. 그 결과 2017년 6차 핵실험 이후 지진활동이 수년간 증가했으며, 이전까지 잠잠했던 북북서 방향의 기존 단층대 두 곳을 따라 지진이 집중적으로 발생한 사실을 확인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지진 발생 위치도 단층대를 따라 더욱 뚜렷하게 분포했다.
연구팀은 반복된 핵실험이 지하 암반에 균열과 손상을 누적시키고 주변 응력 상태를 변화시킨 결과로 해석했다. 핵폭발 이후 지각 내부의 응력이 서서히 재분배되면서 이미 미끄러지기 쉬운 상태에 놓여 있던 기존 단층의 움직임을 촉진했다는 것이다.
이는 핵폭발 자체가 끝나더라도 지하 암반에 남은 손상과 응력 변화로 인해 지진활동이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이번 연구는 핵실험 이후 발생하는 지진을 단기적인 현상으로만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핵실험이 끝난 뒤 수년이 지나 발생한 지진도 장기 관측자료와 단층 분포, 응력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정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검증을 위한 핵실험 감시체계뿐 아니라 지하공간 개발과 에너지 개발 등 인간 활동으로 촉발되는 지진의 위험성 평가에도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김광희 교수는 “이번 연구에서 특히 주목한 점은 2017년 핵실험 후 지진활동이 곧바로 잦아들지 않았다는 것”이라며 “지진은 수년간 이어졌고, 시간이 지나면서 기존 단층을 따라 점차 뚜렷한 분포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이어 “핵폭발이 끝난 뒤에도 장기간 지진관측을 이어가고 관측자료를 지속적으로 축적·보존해야 한다”며 “지하공간 안전성 평가는 개발 이전부터 운영과 종료 이후까지 이어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김 교수팀은 앞서 2018년에도 포항지진이 지열발전 과정에서 주입된 유체에 의해 촉발됐을 가능성이 크다는 연구 결과를 사이언스에 발표한 바 있다.
nbgk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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