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9월 靑 경청수석 주재로 간담회
경청수석, 서울시에 추모공간 조성 요청…市 “적극 검토” 화답
“마포구민 대상, 주민설명회 개최 할 것”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에 추진 중이었던 삼풍백화점 참사 추모 조형 작품 건립이 청와대의 권유로 사업이 진행된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마포구가 관내 추모 조형 작품 설치에 강하게 반발하면서, 올해 11월 설치 계획이 보류된 것으로 확인됐다.
20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삼풍백화점 참사 추모 조형 작품 건립 사업은 노을공원 조각공원 약 700㎡ 공간에 삼풍백화점 참사 추모 조형 작품 1점과 함께 추모 공간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해당 사업은 현 정부 들어 청와대 측에서 서울시 측에 적극 검토를 요청하면서 사업이 추진됐다. 노을공원에 희생자 유족과 동행한 재난피해자권리센터(이하 센터)가 청와대에 삼풍백화점 추모 공간 조성을 건의하면서다. 센터는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과 시민들이 만든 비영리 재단 4·16 재단 산하기관이다. 지난해 9월 12일 전성환 청와대 경청통합소통수석비서관 주재로 열린 간담회에는 유가족 대표로 노을공원표지석 추진위원장을 맡은 진옥자 씨, 서울시 재난안전기획관 등이 참석했다. 전 수석은 이 자리에서 서울시 측에 “노을공원 추모비 설치를 적극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고 서울시 관계자가 전했다. 서울시는 해당 사업 예산에 3억원을 편성, 사업을 추진했다. 센터는 지난해 6월 17일부터 11월 30일까지 추모 조형 작품 제작 서명운동을 진행, 총 2930명의 서명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마포구가 반발하면서 사업 추진에 빨간 불이 켜졌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이달 15일 기자설명회를 열고 “삼풍백화점 참사 추모 조형 작품의 노을공원 설치 계획은 전면 재검토돼야 한다”고 반대 의사를 명확히 했다.
유 구청장은 “희생자를 추모하고 참사의 교훈을 되새기려는 취지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다”면서도 “추모 공간은 참사가 발생한 장소에 마련될 때 그 의미를 온전히 살릴 수 있다. 참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이 없는 노을공원이 과연 추모공간으로 적절한 장소인지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더욱이 노을공원은 상암동 주민들의 생활과 밀접한 공간임에도 사업 추진과정에서 주민들에게 충분한 설명도, 필요한 논의도 이뤄지지 않았다”며 “노을공원이 서울시 소유라 하더라도 실제 그곳을 이용하고 살아가는 지역 주민들의 목소리를 결코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일단 마포구 주민을 대상으로 주민설명회를 개최하려고 한다”며 “좋은 취지인 만큼 주민들을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노을공원이 추모 공간으로 정해진 것은 참사 실종자 가족들의 요청이 반영된 것이다. 31년 전인 1995년 6월 29일 서울 서초구 삼풍백화점이 붕괴하면서 502명(32명 실종)이 숨지고 937명이 다쳤다.
1996년 6월 서울시가 발간한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백서’에 따르면 같은 해 7월 21일 오전 4시 반입 종료 시까지 전체 잔재의 99.6%에 해당하는 3만2699톤의 잔재를 난지도에 처리했다. 7월 18일~8월 14일 유가족 266명을 포함한 인력 3628명과 포크레인 211대를 포함한 중장비 315대가 동원돼 난지도의 잔재적치장을 검색한 결과 유골 142점과 유류품 2422점이 발굴됐다. 유해를 온전히 수습하지 못한 유족들도 있었다. 노을공원이 추모 공간으로서 상징성을 갖는 이유로 해석될 수 있는 대목이다.
서울시는 이런 뜻을 반영하되, 공원 이용객이 부담 없이 찾고 머물 수 있도록 추모와 예술이 어우러진 열린 공간으로 추모 공간으로 만든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였다.
coo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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