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8개 의대 1.6만명 지원…2021년 대비 32% 급감
반도체 계약학과 분산에 지역의사제 도입 직격탄
지방권 지역선발 40% 급증…수도권 수험생 문호 축소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요지부동이던 대입 지형의 판이 바뀌고 있다. 자연계열 최상위권의 전유물로 꼽히던 서울권 의과대학의 수시모집 지원자 수가 10년 만에 최저치로 주저앉았다.
최상위권 수험생의 발길이 뜸해진 배경으로는 대기업 취업 연계 혜택을 앞세운 반도체 계약학과 등 첨단학과의 부상과 더불어 지방권 의대의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수도권 학생들의 문호가 좁아진 점이 꼽힌다.
20일 종로학원에 따르면 2027학년도 서울권 8개 의대 수시모집 지원자는 총 1만6181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1만6448명) 대비 267명(1.6%) 감소한 수치이자 최근 10년 새 가장 적은 규모다. 정점을 기록했던 2021학년도 지원자 수(2만3876명)와 비교하면 32.2%(7695명) 급감했다.
서울권 의대 지원자가 최저치로 떨어진 데에는 자연계열 최상위권 수험생들의 지원 전략 변화가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정부의 첨단산업 육성 기조 속에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주요 대기업과 연계된 반도체 계약학과가 최상위권 이공계 인재들의 실질적인 대안으로 떠오르면서, 과거와 같은 맹목적인 의대 쏠림 현상이 분산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수도권 학생들이 지원할 수 있는 전형 자체가 축소된 점도 의대 지원 감소에 직격탄으로 작용했다. 서울 학생이 지원 가능한 전국 26개 지방 의대의 전국선발 전형 지원자는 8627명으로 전년(1만555명) 대비 1928명(18.3%) 줄었다. 5년 전인 2022학년도(2만1011명)와 비교하면 무려 58.9% 감소한 수치다.
경인권 4개 의대 지원자 역시 지난해 1만2942명에서 올해 1만2022명으로 920명(7.1%) 줄었다. 이로써 서울·경인권 및 지방 의대 전국선발 등 수도권 학생이 노릴 수 있는 전형의 전체 지원자는 전년 대비 3115명(7.8%) 줄어들었다.
반면 지방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지역선발 전형에는 지원자가 대거 몰렸다. 지방권 27개 의대의 지역인재전형과 올해 첫 도입된 지역의사제 등 지역선발 전형 지원자는 1만5775명으로 전년(1만1247명) 대비 4528명(40.3%) 급증했다. 의대 모집정원이 확대됐던 2025학년도(1만9423명)를 제외하면 최근 5년 새 최대 규모다.
종로학원은 수도권 학생이 지원할 수 있는 의대 전형 문호가 축소된 데다, 반도체 계약학과 등 다른 유망 학과로 자연계 최상위권 학생이 분산된 점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연합뉴스에 “향후 지역의사제 선발이 확대될 경우 수도권 학생의 의대 지원은 줄고 지방 학생의 지원은 늘어나는 양극화 현상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silverpaper@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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