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86곳으로 영상 수집 확대…사람 대신 원격·무인 모니터링
AI 분석 정확도 재식밀도 97%·분얼수 98%·출수기 99%
2030년 전국 690개 조사 지점 적용…재해 진단·다른 작물로 확대
[헤럴드경제=김선국 기자] 사람이 직접 논에 들어가 살펴보던 벼 생육 조사를 영상과 인공지능(AI)이 대신하는 체계가 구축됐다. 기존에는 이앙부터 수확까지 조사원들이 최소 2명씩 투입돼 현장을 찾아야 했지만 AI를 활용하면 매일 원격으로 벼의 생육 변화를 확인할 수 있다. 현장 조사에 필요한 노동력도 60% 이상 줄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농촌진흥청은 영상과 AI를 활용해 벼 생육과 수량을 분석하는 ‘인공지능 벼 생육 모니터링 시스템’을 구축해 현장 적용성과 효과를 검증하고 있다고 22일 밝혔다.
현재 벼 생육 조사는 조사원이 직접 논에 들어가 생육 상태와 수량 관련 형질을 확인하는 방식이다. 통상 이앙부터 수확까지 월 2회씩 총 9차례 조사하고 한 번 조사할 때 최소 2명이 투입된다. 폭염과 집중호우 등 이상기상이 잦아지고 병해충을 비롯한 농업재해가 빈번해지면서 생육 상태를 더 자주 확인해야 하지만 현장 조사 방식만으로는 인력과 시간에 한계가 있었다.
농진청 국립식량과학원이 개발한 시스템은 같은 지점의 영상을 매일 수집해 AI로 분석한다. 조사원이 현장을 방문하지 않아도 벼가 얼마나 자랐는지 일 단위로 확인할 수 있다. 원격·무인·비파괴 방식으로 모니터링하면서 현장 조사에 투입되는 노동력을 기존보다 60% 이상 절감할 수 있다는 게 농진청의 설명이다.
시스템은 영상 수집 장비와 영상 기반 생육 조사 AI 모델, 벼 생육 모니터링 플랫폼 등으로 구성된다. 국립식량과학원은 2023년부터 시스템 구축에 들어가 전국 도 농업기술원 19곳에 고정형 영상 수집 장비를 설치했다.
지난해에는 설치와 이동이 쉬운 이동형 영상 수집 장비도 개발했다. 이를 통해 시·군 농업기술센터 등을 포함해 영상 수집 지점을 86곳으로 확대했다.
AI가 영상을 통해 분석할 수 있는 항목도 구체화됐다. 현재 단위 면적당 벼 포기 수인 재식밀도 분석 정확도는 97%, 벼의 가지 수를 뜻하는 분얼수는 98% 수준이다. 이삭이 패는 시기인 출수기는 99%의 정확도를 보였다. 이삭 면적을 토대로 쌀 수량을 분석하는 모델의 정확도는 88% 수준이다.
농진청은 앞으로 생육 형질 분석 정확도를 99%까지 끌어올리고 수량 분석 모델의 정확도도 95% 수준으로 높일 계획이다. 수집된 영상과 AI 분석 결과는 벼 생육 모니터링 플랫폼에서 통합 관리한다.
AI의 역할은 벼가 얼마나 자랐는지 확인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국립식량과학원은 드론 촬영 영상을 이용해 벼가 쓰러지는 도복과 벼멸구 피해 면적을 분석하는 프로그램도 개발했다. 사람이 일일이 논을 확인하지 않고도 넓은 지역의 농업재해 규모를 신속하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적용 범위도 대폭 넓어진다. 농진청은 영상 수집 장비 설치 지점을 단계적으로 확대해 2030년까지 전국 690개 벼 생육 조사 지점에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벼에서 축적한 영상·AI 기술을 다른 작물로 확대해 작물 생육 조사 체계 자체를 영상과 AI 중심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김기영 농진청 기초식량작물부장은 “인공지능 벼 생육 모니터링 시스템은 기존의 인력 중심 조사 방식을 데이터 기반으로 전환하는 농업 분야 인공지능 전환(AX)의 핵심 성과”라며 “앞으로 벼 생육과 수량 조사뿐만 아니라 재해 진단 등 영상·인공지능 기술의 활용 범위를 넓히고, 연구 성과가 실제 농가 현장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adast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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