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TC·율곡 등 제조업 투자 본격화

제조·의료 플랫폼 등 투자 다변화

크레딧 독립 운용…차기 펀드 준비

본촌 매각에 3호 펀드 청산 가시권

VIG파트너스는 8월 항공기 및 기계부품 제조사 율곡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사진은 율곡 본사 모습.  [율곡 홈페이지]
VIG파트너스는 8월 항공기 및 기계부품 제조사 율곡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사진은 율곡 본사 모습. [율곡 홈페이지]

VIG파트너스가 투자 영역과 운용 체계를 동시에 확장하고 있다. 소비재·서비스업 중심의 미드캡 바이아웃(경영권 인수)에서 쌓은 경쟁력을 바탕으로 반도체·항공부품 등 제조업과 헬스테크로 투자 반경을 넓힌다. 기존 포트폴리오 기업을 운영하며 축적한 산업 이해도를 인접 분야의 새로운 투자 기회로 연결하는 전략을 구사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크레딧 부문도 새로운 성장축으로 키우고 있다. VIG얼터너티브크레딧(VAC)의 독립 운용사 전환을 추진하는 한편 기존 블라인드펀드의 투자·회수 성과를 토대로 차기 펀드 조성도 준비 중이다. 바이아웃과 크레딧을 양대 축으로 운용 역량을 강화하려는 행보다.

▶반도체·항공부품까지…5호 펀드 투자 다변화=신규 투자의 중심에는 5호 블라인드펀드가 있다. 특정 산업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확보하고 전방산업의 구조적 성장에 따른 수혜가 기대되는 기업을 발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항공부품업체 율곡 인수가 마무리되면 5호 펀드의 소진율은 80%에 이를 전망이다.

대표적인 투자처는 6월 인수를 마무리한 반도체 장비업체 PTC다. 칠러(Chiller), 스크러버(Scrubber), 챔버(Chamber) 등 반도체 생산 공정에 필요한 장비를 제조하며 SK하이닉스를 주요 고객사로 두고 있다. VIG파트너스의 첫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기업 투자다.

PTC의 매출은 2024년 469억원에서 지난해 854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설비투자 확대와 해외시장 진출을 통해 추가 성장도 기대된다.

항공기 부품업체 율곡 인수에는 기존 투자 경험을 활용한 ‘연결 투자’ 전략이 반영됐다. VIG파트너스는 경쟁 운용사들과의 경합 끝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돼 8월 율곡 인수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이르면 이달 말 거래가 종결될 전망이다.

이스타항공을 운영하며 쌓은 항공산업에 대한 이해를 항공기 부품 제조업으로 확장한 사례다. 코로나19 이후 항공산업의 회복과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른 국내 부품업체의 성장 가능성에 주목했다.

미용의료 분야에서도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미용의료기기 업체 비올을 인수하고 LG화학 에스테틱 사업부를 분리해 ‘리브사이언스’를 출범시킨 데 이어, 올해는 의료 서비스와 플랫폼으로 보폭을 넓혔다.

VIG파트너스는 5월 치아 복구 설루션 기업 미니쉬테크놀로지에 300억원을 투자해 지분 약 20%를 확보했다. 6월에는 아이디 병·의원의 경영지원(MSO)·구매대행(MRO) 법인인 아이디메디컬그룹 경영권을 인수했다. 기존 미용의료 제품 중심의 투자 경험을 의료 서비스와 병원 운영 플랫폼으로 연결하려는 구상이다.

▶크레딧 독립 채비…두 번째 성장축으로=투자 다변화와 함께 운용 조직 재편도 추진하고 있다. 핵심은 크레딧 부문인 VAC의 독립이다. VIG파트너스는 내년 1월 VAC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계획이다. 골드만삭스에서 스페셜시추에이션(SS) 투자를 담당하다 2021년 합류한 한영환 부대표가 수장을 맡을 전망이다.

VAC는 기업 직접대출과 메자닌, 구조화금융 등을 활용해 연 15% 내외의 수익률을 추구하는 크레딧 투자 조직이다. 경영권 인수 중심의 바이아웃과 다른 투자 기회를 발굴하며 운용 전략을 다변화해왔다.

지난해 3000억원 규모로 결성한 VAC 3호 블라인드펀드의 소진율은 60~70%에 달한다. 첫 투자였던 600억원 규모 송도 기업형 기숙사 대출은 지난 9월, 투자 18개월 만에 조기 회수했다. VAC는 독립 이후 신규 블라인드펀드 조성에 착수할 계획이다.

바이아웃 부문의 인력도 보강했다. 지난달 합류한 유신혁 부대표는 신 대표와 함께 신규 투자 검토와 포트폴리오 관리를 맡는다. 유 부대표는 도이치뱅크와 발텍, 롤랜드버거, 보스턴컨설팅그룹(BCG) 등을 거친 인수·합병(M&A) 전문가다. 함께 영입한 강성욱 총괄은 해외시장 진출과 크로스보더 M&A를 지원한다. 강기정·김규명·배종현 상무 등 기존 핵심 인력도 투자 발굴과 포트폴리오 관리를 주도한다.

▶본촌·PNC랩스 매각…3호 펀드 청산 가시권=2017년 결성한 3호 블라인드펀드는 청산 막바지 단계다. 스타비젼(2022년), 푸디스트(2024년), 프리드라이프(2025년)에 이어 올해도 주요 포트폴리오 기업 매각에 속도를 냈다.

최근 글로벌 치킨 프랜차이즈 본촌인터내셔날(본촌치킨)을 태국 마이너그룹에 매각하며, 약 8년에 걸친 투자 사이클을 마무리했다. 마스크팩 시트 업체 PNC랩스도 영케미칼에 매각했다. 신발 소재기업 유영산업은 포컴파트너스와 SPA를 체결했고, 직영 중고차 판매 브랜드 ‘리본카’를 운영하는 오토플러스는 현대글로비스와 매각을 논의 중이다.

박지영 기자


park.jiye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