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박근혜 대통령이 8일 국회를 찾아 “국회 추천 국무총리 내각 통할”입장을 밝힌 뒤 이튿날인 9일까지 청와대와 야당은 ‘대통령 2선 후퇴’와 ‘총리 권한’을 두고 입장이 대치됐다. 청와대는 헌법상 보장된 국무총리 권한 이상을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야당은 대통령이 2선 후퇴를 명확히 하고 이에 합당한 총리 권한을 명확히 보장해줄 것을 요구했다.
국회 추천 총리의 권한 범위는 크게 3가지의 선택지가 있다. 먼저 대통령은 국가 원수로서 상징적인 역할만을 하고 실제로는 통치의 모든 권한이 국무총리에 주어지는 ‘전권 부여’다. 헌법 제 86조 2항은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보좌하며 행정에 관하여 대통령의 명을 받아 행정각부를 통할한다’고 국무총리의 역할을 규정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중 “내각 통할”만을 언급했는데, 정작 중요한 쟁점은 ‘대통령 보좌’와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규정이다. 전권이 부여되면 사실상 국무총리는 대통령을 대신해 통치한다. 즉 “대통령 보좌”와 “대통령의 명을 받아”라는 헌법상 규정은 상징적일 뿐 무의미하게 된다.
대통령이 외교ㆍ안보 등 ‘외치’만 담당하고, 차기 총리가 경제, 치안, 법무 등 ‘내치’ 전반을 맡는 ‘분권형’ 주장도 있다. 현재로선 가장 설득력이 있는 대안으로 꼽힌다. 야당이 주장하는 대통령 2선 후퇴와 총리로의 권한 이양은 ‘전권형’ 또는 ‘분권형’이다.
전권형이든 분권형이든 핵심은 총리의 조각권, 즉 국무위원 임면권이다. 현재 헌법은 국무총리에 국무위원의 임명제청권과 해임건의권만을 부여하고 있다. 대통령에 국무위원을 추천하거나 해임하도록 제안만 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러나 야권은 대통령이 총리에게 국무위원 임면권을 넘겨야 한다고 주장한다.
박 대통령과 청와대는 국무총리에게 ‘내각을 통할하도록 한다’고 했다. 그 의미는 전권이나 내치 전담 등이 아니다. 총리에 헌법상의 권한 이상은 부여할 수 없다는 의미다. 대신 헌법상 유명무실했던 권한을 최대한 보장한다는 것인데, 이를 청와대에서는 “대통령이 사실상 총리에게 상당한 권한을 이양하는 것”이라고 해석한다. 정연국 대변인은 대통령의 발언 의미가 ‘총리가 장관을 추천하면 다 받는다는 것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임명제청권을 충분히 발현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말씀”이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su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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