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물가가 오히려 오르는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그림자가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스태그플레이션을 언급하기에는 아직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스태그플레이션에서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르지만 최근 우리 물가는 계절적인 요인으로 농ㆍ축ㆍ수산물 가격 급등과 유가 반등에 따라 석유류 중심으로 상승했다는 점에서 체감물가 악화라는 측면이 더 강하다는 것이다. 다만, 생활 물가 급등 등으로 현재 경제 상황이 전반적으로 순탄하지 않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
또 이들은 생필품과 공공요금 물가는 통화정책으로 대응하기보다 공급 확대와 공공요금 인상억제를 통해 관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는 스태그플레이션보다는 체감물가 악화로 보는 것이 맞다”면서 “스태그플레이션에서는 전반적으로 가격이 오르는 현상이 나타나야 하는데 물가가 식료품, 공공요금, 석유류 중심으로 상승한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성교수는 “생계와 직결되는 식료품과 공공요금의 가격이 오르면서 가계 소비가 더 얼어붙을 수 있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식료품 가격은 대개 수급에 크게 영향받기 때문에 직접 정책적인 의지가 많이 작동하기는 어렵지만 공공요금은 다르다는 점에서 인상 억제를 통해 관리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조류 인플루엔자(AI)에 따른 달걀대란 여파가 반영되면서 농·축·수산물 물가가 뛰었고 유가 반등에 따라 석유류 가격이 올랐다”면서 “물가오름세가 추세적인 모습이긴 하지만 일시적인 많이 오른 것도 있어서 스태그플레이션이라고 단정짓기가 조심스럽다”고 말했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정책당국이 단기간에 물가를 잡는 것은 쉽지 않다고 본다”면서 “하지만 안정화 노력이 필요하다. 현재 가장 중요한 것은 경기를 살리는 것이다. 대외적인 리스크가 국내 경기를 더 악화시키지 않도록 하면서 내부적으로 단기적인 경기부양책을 내놓고 중장기적인으로 구조개혁을 계속 추진해야한다”고 조언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원자재와 유가 상승이 반영되면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가 오르는 현상이 이어져 서민들은 더 어렵게 느낄 수 있다”며 “실물경기가 위축된 상태에서 소득은 늘지 않는데 물가가 오르면 내수 위축이 장기화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주 실장은 “체감물가 상승은 서민경제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고 저소득층에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는 만큼 구체적 대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면서 “유통과 물류 시스템을 개선해 사전 수입 등으로 수급 불균형을 해소하고, 서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물가지표를 개발, 소비자물가 지표와 병행해 사용해야 적절할 물가대응책을 세워야한다”고 말했다.
김연화 소비자단체협의회 물가감시위원장은 “정부는 공공요금을 올릴 수밖에 없다면 인상 폭을 최소화해야 하며 인상 이유와 필요성에 대해 설득하는 소통의 작업을 해야 한다”며 “유통 단계에서 불합리한 이윤을 취하는 것도 철저히 모니터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배문숙 기자/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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