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한희라 기자]삼성ㆍ한화ㆍ교보생명이 미지급 자살보험금을 지급하면서 이를 둘러싼 오랜 공방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논란을 빚어온 ‘자살을 재해사망 특약’에 명시해 판매한 보험계약이 아직도 282만건이 남아있다. 보험사들은 앞으로 이 계약자가 자살할 경우 일반사망보다 2~3배 비싼 재해사망보험금으로 지급해야 할 전망이다.
자살보험금 사태는 일본 보험사의 약관을 잘못 베껴 ‘보험 가입 2년 후 자살 시 재해사망보험금을 지급한다’는 내용을 재해사망 특약에 그대로 인용하면서 시작됐다. 재해사망은 일반사망보다 2~3배 정도 많은 사망보험금을 지급 받는다.
금감원도 2001년 당시 보험사가 이 약관을 보고했을 때 문제를 인지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진다. 이후 이 약관은 금감원에 보고돼 승인을 받았다는 이유로 대부분의 생보사들이 똑같이 가져다 쓰면서 2001년 이후 계약자 수가 300만건 가까이 늘게 된 것이다.
2007년쯤 약관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지만, 금감원은 2010년이 돼서야 문제의 약관을 수정하도록 했다.
보험사들은 자살보험금 미지급 2647건에 대해 이번에 모두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자살에 대해 재해사망보험으로 지급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근거로 앞으로 자살이 발생할 경우 재해사망금으로 지급해야 한다. 추가 자살자가 나올 경우 지급해야 할 보험금을 감안하면 1조원 가량 될 것으로 보험업계는 추산하고 있다.
이에 잘못된 약관이 여전히 존재하면서 자살을 방조할 수 있다는 또다른 우려를 낳고 있다.
약관 변경 명령을 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현실적으로는 쉽지 않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미 배포된 약관을 다시 수정한 전례가 없는데다 소비자의 권익에 반한다는 소비자단체의 반대도 만만치 않다는 이유에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자살율은 OECD 국가 중 최고인데, 보험금을 노리고 자살을 하는 도덕적 해이 가능성이 있다”면서 “사회적 영향 등을 감안해 약관 수정 가능성을 심각하게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anir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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