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승부수를 띄웠다.

채권단 보유 금호타이어 지분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 박 회장과 박세창 사장에게 컨소시엄 구성을 허용하지 않는다면 금호타이어 우선매수권을 포기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이다. 박 회장이 그토록 꿈꾸던 금호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이 맞춰지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상황을 외부로 알린 것으로 절실함이 느껴진다.

절실한 만큼 탄탄하게 준비한 모습이다. 박 회장은 최근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보낸 공문(우선매수권 관련 확인 요청의 건)에서 우선매수권 부여 과정에서 나타난 목적과 취지, 그러한 내용의 약정을 하게 된 당사자의 진정한 의사 등을 담았다. 원칙적인 대응일 수 있지만, 계약의 해석을 둘러싼 대법원 판례에서 제시하는 근본적인 부분을 지적했다는 점에서 법적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매수권 부여 목적과 관련해 박 회장은 ‘금호타이어 경영 정상화 기여에 대한 대가’로 표시했다. 또 우선매수권 양도를 제한한 것은 채권단과 박 회장의 희생으로 이룬 경영 정상화의 과실을 제3자에게 임의로 이전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이해한다.

반면 채권단에서는 우선매수권을 개인 자격으로 한정한 목적과 관련해 과거 금호아시아나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을 무리했다가 금호산업과 금호타이어가 기업개선작업에 들어간 것에서 찾는다.

양측의 차이를 좁힐 수 있는 실마리로 박 회장은 우선매수권부여약정서 ‘제5조 1항’을 제시했다. 이 조항은 ‘우선매수권자의 우선매수 권리는 주주협의회의 사전 서면승인이 없는 한 제 3자에게 양도할 수 없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사전 서면 승인이 없는 한’이라는 부분은 채권단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의 동의가 있으면 승인할 수 있다고 박 회장 측은 이해한다.

예상치 못한 박 회장의 승부수로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지난 13일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9550억원의 주식매매계약(SPA)을 맺은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이다. 글로벌 순위 34위인 더블스타는 14위인 금호타이어 인수를 통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을 노리고 있다.

하지만 결국 박 회장의 승부수가 통할지는 주주협의회가 결정에 달려 있다. 주주협의회는 기본적으로 주주의 이익을 높이는 것이 목적이지만, 금호타이어의 미래 성장과 사회적 역할, 국가적인 부가가치 창출의 기여도 등도 고루 감안할 수 밖에 없다는 점에서 향후 여러 가치 사이의 치열한 여론전이 예상된다.

이를 내다본 것일까. 일전에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 인수전과 관련해 “여러분이 응원해주면 될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호소하던 모습이 새삼 기억난다.

박도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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