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9일 학교 부적응을 이유로 다니던 고등학교를 자퇴한 A 양이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8살 여자 초등학생을 유괴해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경찰 수사 결과 범행 전날까지 정신과 치료를 받은 A 양은 처음에는 우울증이었던 질환이 악화돼 조현병 판정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흔히 ‘정신분열증’으로 불리는 조현병은 말, 행동, 감정, 인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복합적 증상이 나타나는 정신병적 상태다. 환청이 들리기도 하고, ‘이 세상은 곧 망할 것’ 같은 망상도 생긴다. 세계 각지에서 실시된 조현병의 역학 연구에서는 1000명당 3명에서 10명 사이의 유병률이 보고되고 있다.

한창수 고려대 안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조현병 발병률의 남녀 간 차이는 각종 연구에서 드러나지 않았다”며 “다만 발병 연령 비율을 보면 남성은 15~25세가 가장 높은 반면에 여성은 남성보다 약 10년 정도 늦게 나타나고, 질병의 예후는 여성이 남성보다 좀 더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다. 조현병은 기본적으로 뇌신경계의 질병이다. 때문에 뇌세포의 기능 이상으로 인해 나타나는 증상을 조절해 환자가 정상 생활을 하도록 하기 위해 약물치료를 가장 우선적인 치료법으로 활용한다는 것이 대다수 전문의의 설명이다. 항정신병약물을 지속적으로 투여 받으면 조현병의 재발 가능성이 약 4분의 1로 감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교수는 “약물에 의해 잘 호전되는 증상으로는 불안, 초조, 안절부절못함, 불면, 불안정한 기분 상태, 혼란스럽게 하는 이상한 느낌이나 생각, 한 가지에 집착되는 생각, 환각, 망상, 짜증, 분노 폭발, 충동적이고 난폭한 행동, 집중력이나 기타 여러 인지 기능의 장애 등”이라며 “일반적으로 질병이 반복적으로 재발할 경우 이전에 비해 증상이 지속되는 기간도 길어지고 약물치료에 대한 반응도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조현병의 치료를 위해서는 가족과 주위 사람의 이해가 특히 중요하다. 증상을 점점 악화시킬 수 있는 언동을 하거나 마음으로 이기라고 하거나 방치하는 태도는 금물이다. 한 교수는 “조현병 환자는 언뜻 보기에 인격을 상실한 것처럼 보이나 내면은 아주 섬세하고 마음속으로 괴롭고 답답한 점이 많으므로 주변 사람이 이 점을 잘 이해하고 애정으로 대해야 증상이 악화되는 것을 막는 것은 물론 치료에도 도움이 된다”고 강조했다.

신상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