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한국의 기여 포괄적으로 평가할듯”
이란 반발속 한국자산 안전성 불투명
[헤럴드경제=윤호 기자] 한국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검토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과 이란이 앞다퉈 한국에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 파병을 기다리겠다는 미국과 이를 참전으로 간주하겠다는 이란 사이에서 한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6일 “미국이 형식적으로는 한국 정부의 결정을 기다린다는 입장이지만, 그동안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한국의 호르무즈 기여 부족에 공개적으로 불만을 표명해 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국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요구하는 정치적 압박의 성격도 내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러한 흐름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천궁-II를 우크라이나에 판매하도록 압박해야 한다는 내용의 워싱턴포스트 칼럼을 자신의 SNS에 공유한 것과도 연계해 볼 필요가 있다. 미국 내에서는 한국이 한반도 방위를 넘어 중동과 우크라이나 등 국제안보 현안에서도 보다 많은 역할을 담당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유 연구원은 “향후 방위비,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확장억제, 핵추진잠수함 등 한미 간 주요 국방·안보 현안이 동시에 논의되는 상황에서 한국의 국제안보 기여에 대한 미국의 인식은 다른 동맹 현안에도 일정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이 한국의 동맹 기여 수준을 포괄적인 관점에서 평가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취지다.
반면 이란의 고위 당국자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한국이 이란에 맞서는 데 개입할 경우 이를 전쟁에 대한 참여로 간주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으로부터 이같이 메시지가 나옴에 따라, 한국으로선 파병 자산에 대한 안전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됐다. 특히 최근 미국과 이란의 교전 양상이 호르무즈 해협뿐 아니라 인근 해역에서 서로의 함정과 유조선 등을 공습하는 분위기로 바뀌면서 비전투 자산에 대한 안전을 보장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상황이다.
그간 국방부는 호르무즈 해협이 안정화되고 우리 장병들의 안전이 보장된 이후에야 파병이 가능하다는 입장이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공개 압박’이 커진데다 북미대화 분위기도 무르익으면서 한국의 역할을 강화하려는 목적으로 파병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게 된 것으로 풀이된다.
양욱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파병은 동맹 관계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근거로 활용될 수 있다”며 “파병이 현실화될 경우 북미 대화 등에 있어 ‘코리아 패싱’을 피하고 미국과 함께 한다는 메시지를 보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파병 전력으로는 넓은 해역을 감시하면서 잠수함과 수상함을 탐지·타격할 수 있는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와 폭발물처리반(EOD), 함대에 유류 및 탄약 등 군수품을 지원하는 대형 군수지원함 소양함(1만1000t급) 등이 거론됐다.
다만 이란의 반발 이후 정부는 군수지원함을 파병 전력에서 제외하고 병력도 줄이는 것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군사적 지원 요구에 응하면서도 이란과 외교적 마찰을 피하기 위한 정부의 고민이 커지고 있다.
youkno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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