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게 다 장사가 될까” 싶을 정도다. 한집 건너 한집이 커피숍이다. 실제로 국내 커피전문점은 편의점의 2배 수준인 10만개에 이른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제공하는 ‘소상공인 상권정보시스템’에 따르면 3월 현재 전국 커피숍은 총 9만809개다. 커피 음료를 판매하는 베이커리, 디저트 전문점 등까지 포함하면 실제 운영중인 커피숍은 10만개를 훌쩍 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전국에 편의점이 5만4000여개인 점을 고려하면, 커피숍 개수가 편의점의 2배에 이르는 셈. 서울에는 편의점(9477개)과 치킨집(7468개)을 합한 것보다 커피숍(1만8000여개)이 더 많다.
커피숍은 이미 포화상태이지만, 창업 시장에서 카페는 여전히 인기다. 지난 2월 코엑스가 ‘2017 프랜차이즈 서울’ 사전 신청자 4625명을 대상으로 ‘창업에 대한 인식 및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창업 관심 분야로 커피, 베이커리 등 카페 창업을 선택한 비율이 65%나 됐다.
카페 창업은 이처럼 ‘직장인의 꿈’으로 불리지만, 막상 커피숍 간판을 올리고 나면 그때부턴 전쟁의 시작이나 다름없다. 넘쳐나는 커피숍 경쟁서 살아남기 위해 필살의 전략을 펼쳐야 하기 때문이다. 한잔에 900원짜리 아메리카노를 팔다가 결국 제살깎아먹기로 셔터를 내리는 가게가 나오기도 한다.
한 프랜차이즈 전문점은 가격 인상을 발표하고서 값싼 저질원두로 바꾼 사실이 드러나 엄청난 비난을 받기도 했다.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로 승승장구하던 카페베네는 창업 9년만에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경리단길에 ‘힙(hip)’하다고 소문한 한 카페 주인은 기자에게 “자기건물 아니면 할 게 못된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처럼 커피 시장이 커질수록 커피숍의 성쇠는 더욱 드라마틱하게 갈린다.
커피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또 다른 씁쓸함도 느껴진다. “출근길 필수품”, “학생은 공부하기 위해, 직장인은 야근하기 위해 카페인에 중독된 것 같다”, “잠깨는 약일뿐”, “회사 근무일수만큼 마신듯” 등의 반응이 그것이다.
커피는 홍수시대를 맞고 있지만, 대개는 등 떠밀려 부나방처럼 쫓는 느낌도 든다. 불황시대가 낳은 풍경이어서 그럴까. 요즘 커피라는 단어를 떠올리면 향(香)보단 생의 고단함이 묻어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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