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황 반도체등 편중 양극화
169개사 중 93곳은 실적 하락
41곳은 전년동기에도 미달
[헤럴드경제=이은지 기자] 올해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지만, 상장사 절반 이상은 ‘어닝 쇼크’ 우려에 떨고 있다. 삼성전자 등 1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한 기업들이 ‘깜짝실적’을 잇따라 내놓고 있지만, 어닝시즌이 본격화된 가운데 ‘풍요 속 빈곤’이란 얘기가 나올정도로 양극화가 극심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금융정보업체 와이즈에프엔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한 삼성전자, LG전자, 포스코(POSCO)를 제외한 169개 코스피(KOSPI) 상장사 중 93곳은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컨센서스) 3개월 전 대비 하향 조정됐다. 이는 전체 상장사의 반을 훌쩍 넘는 수치(55%)로, 이 중 70%에 달하는 64곳은 최근 한 달 새 또 한 번 컨센서스가 하향 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컨센서스 하향은 어닝 쇼크(실적 전망치 하회)를 경고하는 주요 ‘신호’로, 실적 시즌을 앞두고 연일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될 경우 실망스러운 성적을 낼 가능성도 커진다.
올해 1분기 상장사 영업이익은 전년동기(34조2901억원)대비 24.53% 불어난 42조7004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하지만 컨센서스가 하향 된 93개 기업 중 반이 넘는 41개 상장사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에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익부 빈익빈’ 조짐이 확연하다.
실제로 사상 최대 실적 이면에는 반도체 등 주력 분야 편중으로 상장사 간 ‘양극화’ 골이 더욱 깊어지고 있다. 반도체 부문과 더불어 컨센서스가 대폭 상향 조정된 IT가전, 디스플레이, 철강 등을 제외하면, 컨센서스는 오히려 하향 조정된 것으로 드러났다.
현재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42조7004억원)는 3개월 전 대비 9.90%, 한 달 전 대비 4.82% 상향 조정되는 등 상장사 전반의 ‘어닝 서프라이즈’ 기대감을 키웠지만, 반도체 섹터(12조1416억원)를 제외하면, 3개월 전 대비 5.44%, 3개월 전 대비 2.47% 상향 조정되는 데 그쳤다. 전체 영업이익 중 무려 30%(28.43%)를 차지하는 만큼, 반도체 홀로 실적 잔치를 벌이는 셈이다.
이에 더해 IT가전, 디스플레이, 반도체, 철강 등 주요 4개 섹터를 제외한 결과, -2.82%, -3.66% 하향 조정됐다. 이들 주요 섹터를 제외한 다른 상장사는 실망스러운 성적표를 받아들 공산이 커졌다는 의미다.
특히, 한반도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배치로 인한 중국발(發) 보복이 지난해부터 올해 1분기까지 이어지면서 자동차 부문 컨센서스가 상장사 중 가장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자동차 부문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3조1855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10.00%, 한 달 전 기준으로는 -5.59% 하향 조정을 거쳤다. 자동차 부문 대장주인 현대ㆍ기아차가 지난해부터 이어진 파업과 환율, 사드 보복으로 인한 중국 수출 급감 등으로 ‘내우외환’에 몸살을 앓은 결과다.
익명을 요구한 한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은 올해 그 어느 때보다 호황기를 맞은 반도체와 일부 대형주에만 해당하는 이야기”라며 “업계 내부에서는 어닝쇼크를 내는 기업이 더 많을지도 모른다는 자조적인 목소리와 함께 늘 그랬듯 ‘그들 만의 리그’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자본시장실장은 “전체 주식시장에서 특정 종목이나 부문의 비중이 지나치게 확대되는 것 자체가 시장에서는 대내외 악재 이외에 또 다른 리스크”라며, “특정 종목들의 실적에만 크게 의존하게 되면 다양성이 없어지면서 외부 충격에 더 크게 흔들릴 수 있는 위험성이 커지기 때문에 시장의 장기적인 균형적인 발전 측면에서는 부정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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