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야식’인 치킨이 갑자기 2만원으로 올라 소비자들은 날벼락을 맞았다. 그러나 순간 뿐이었다. 지난주 치킨 프렌차이즈 ‘빅3’는 돌연 치킨값 인상 계획을 철회하거나 할인판매로 돌아섰다. 두차례에 걸쳐 기습 인상을 했던 BBQ치킨과 이달말 가격 인상이 예정된 교촌치킨이 인상을 포기했고 BHC치킨은 가격을 일시적으로 내렸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치킨값 인상과 관련해 ‘갑질’ 조사에 착수하자 프랜차이즈 본사들이 백기를 든 것이다. 공정위가 가격 인상 방침을 밝힌 한 업체를 대상으로 가맹거래법 위반 조사에 들어가면서 BBQ는 치킨 제품 가격을 모두 원래 가격으로 내린다고 했다. 교촌치킨은 이달말로 예정된 치킨값 6~7% 인상계획을 백지화했다. BHC치킨은 한달 동안 대표 메뉴 가격을 내리기로 했다.
치킨값을 올리지 않거나, 내리기로 한 것은 서민 입장에서 보면 좋은 일이다. 하지만 씁쓸하다. 치킨값 인상으로 소비자 불만이 컸을때, 이를 거들떠보지도 않던 치킨업계가 ‘공정위 칼날’이 엄습하자 모두 꼬리를 내린 셈이기 때문이다. 치킨업체들은 소비자 불만에 대해 조류인플루엔자(AI)로 인한 닭고기 수급 어려움, 낮은 수익구조, 가맹점주와의 보다 나은 상생 구조를 위해 치킨값 인상은 불가피하다고들 했었다. 일부는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자기들 밥그릇을 챙겨주는 소비자들 원성에도 치킨값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것을 그렇게 강조해왔던 치킨업계라면 목에 (공정위) 칼이 들어와도 자기들이 옳다는 것을 입증했어야 했다. 그런데도 모두 꼬리를 내린 것은 치킨값 인상에 대해 뭔가 약점이 있다는 뜻이고, 결국 소비자를 우롱한 꼴 밖에 안된다. 특히 고객보다 공정위를 더 무서워하는 치킨업계를 바라보면서 여전한 구태의 유통시스템을 확인한 것 같아 안타깝기도 하다.
앞서 농림축산식품부는 세무조사 등으로 치킨값 인상에 제동을 건 적이 있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다’고 했나. 이유야 어떻든 치킨값은 하늘 높은줄 계속 오르다가, 정부가 나서면 꼭 동결되거나 인하되는 흐름을 반복하고 있다. 소비자들의 항의나 원성은 애써 무시하고, 정부나 관련당국의 눈치만 보는 치킨업계의 행태는 분명 잘못된 것이다. 치킨업계에 묻고 싶다. “치킨을 소비자가 사 줍니까, 공정위가 사 줍니까?”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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