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도가 훌쩍 넘는 경사도, 가파르게 굴곡진 불안정한 노면도 한층 강해진 랜드로버의 ‘올 뉴 디스커버리’ 앞에선 장애가 되지 못했다. 지난 2010년 디스커버리4 출시 이래 8년 만에 풀체인지(완전 변경) 돼 오는 10일 출시되는 신형 디스커버리는 오프로드 ‘최강자’ 다운 면모를 여지없이 발휘했다.

디스커버리 4의 후속작으로 ‘디스커버리 5’ 대신 ‘올 뉴 디스커버리’란 새로운 이름으로 귀환한 신형 디스커버리는 과연 이전 모델과는 전혀 다른 이미지였다. 그 동안 1~4세대가 보여준 박스형 디자인의 각진 모습은 오간 데 없이 사라지고, 부드러운 곡선이 헤드ㆍ리어 램프, 보닛 등 차체를 감쌌다. ‘딱딱하다’는 느낌 보다는 ‘둥글고 부드러워 보인다’는 인상이 강했다.

그렇다고 디스커버리 특유의 전형성을 완전히 버린 것은 아니었다. 신형 디스커버리는 기존 디스커버리 시리즈와 마찬가지로 계단식 루프 라인을 적용했다. 3열 탑승 시 승객이 머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한 랜드로버의 배려가 느껴졌다.

전장과 전폭도 이전 모델과 비교해 50㎜ 이상 커졌다. 전장 4970㎜, 전폭 2000㎜, 전고 1850㎜ 등 공간에 보다 여유가 생겼다. 특히 일반적인 7인승 풀사이즈 SUV의 경우 3열 좌석은 어린아이만이 편히 앉을 수 있을 정도로 ‘불편하다’는 지적을 받지만, 신형 디스커버리는 3열 역시 공간이 넉넉해 앉는 데 불편함이 없었다.

아울러 뒷좌석을 앞좌석보다 높게 만든 ‘스타디움’ 방식의 좌석도 어디에 앉아도 탁 트인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웠다. 전 좌석 히팅 시스템, 스마트 폰으로 빠르게 2~3열을 접을 수 있는 ‘인텔리전트 시트 폴딩 시스템’ 등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지상고가 높아 키가 162㎝에 불과한 기자가 탑승하기엔 다소 불편하단 점은 아쉬운 부분이었다. 승하차 시 높이를 최대 4㎝ 가량 낮춰주는 ‘오토 액세스 하이트’ 기능이 있었지만, 기본적으로 지상고 높이가 만만찮아 타고 내리는 데 별 도움은 되지 않았다.

시승차는 신형 디스커버리의 5가지 트림 중 국내 소비자들의 실질적 선택을 받을 TD6 HSE. 시승 코스는 양재화물터미널 주차장에 마련된 총 8가지의 비포장도로 노면 환경을 구현한 체험 코스였다.

일단 시동을 걸자 강력한 디젤 엔진을 장착한 차량 답지 않은 정숙했다. 신형 디스커버리는 모델에 따라 최고출력 240마력 2.0ℓ, 최대 토크 51.0kgㆍm의 SD4 인제니움 디젤 엔진과 258마력 3.0ℓ TD6 터보차저 디젤 엔진이 적용됐지만, 내부는 마치 고급 세단처럼 조용했다.

그러면서도 주행 성능은 탁월했다. 롤러코스터 레일을 연상케 하는 30도 각도의 ‘십자언덕’을 오를 때에도 완만한 언덕을 오르듯 별다른 힘을 들이지 않는 느낌이었다. 울퉁불퉁한 ‘십자 계단’을 오르거나 한쪽 바퀴가 허공에 뜰 만큼 굴곡진 ‘범피’ 코스를 주행할 때에도 바퀴가 헛돌지 않고 노면을 제대로 감지하면서 이동했다.

또 급격한 경사로를 내려갈 때엔 전지형 프로그레스 컨트롤을 통해 브레이크를 밟지 않고도 저속(3~30㎞/h) 크루즈 컨트롤을 가능케 했으며, 수심 약 1m 깊이의 물 웅덩이를 주행해도 문제가 없는 퍼포먼스를 보였다.

물론 최상의 퍼포먼스를 자랑하는 신형 디스커버리에도 약점은 있다. 알루미늄 사용을 극대화한 모노코크 차체를 사용해 무게를 500㎏ 가까이 줄였음에도 공인연비가 9.4~12.9㎞/ℓ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낮은 연비 하나만 놓고 외면하기엔 신형 디스커버리의 매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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