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 주에티오피아 대사관 외교관 성폭행 의혹 조사 -조사담당자 “감시 사각지대에 일탈행위 발생…인간 본성”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주에티오피아 한국대사관에 근무 중이던 여성 행정직원이 같은 공관의 남성 외교관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외교부가 조사에 나섰다. 외교부는 성폭행 사건에 대한 진상조사를 포함, 잇딴 성추문에 대한 대책마련에 착수했다.
외교부는 13일 공관에서 같이 일하던 여성 행정직원 B 씨를 성폭행한 혐의가 있는 에티오피아 주재 고위외교관 A 씨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한다. 앞서 외교부는 지난 10일 B 씨에 대한 성폭행 피해에 대한 신고를 받고 A 씨를 소환조치했다. A 씨는 전날 오후 귀국해 외교부 감사관실의 조사를 받게 될 예정이다.
외교부 내부의 성추문은 어제오늘 얘기가 아니다. 지난해 성추문으로 외교부 재외공관 직원 등이 성추문으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총 6건이다. 지난 2012년부터 최근 5년간 외교부 재외공관 직원 등이 성추행 등으로 징계를 받은 건수는 총 12건으로, 이중 6건은 지난해 징계결정이 났다. 외교부는 이중 2건이 지난해 발생하고, 나머지는 지난해 이전에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최근 성 비위로 인한 징계가 증가하고 있는 건 사실이다. 지난 10년 사이 성 관련 비위로 징계가 내려진 건은 2008년 1건, 2010년 1건, 2012년 2건, 2013년 2건, 2014년 1건, 2015년 2건이었다.
외교부는 올 초 윤병세 전 장관의 지시로 ‘재외공관 복무 기강 확립’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하고 있다. 외부 전문가 컨설팅을 의뢰하는 등 대책마련에 나섰지만, 예산 및 인력 부족으로 감시체계를 강화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고 외교부는 설명한다.
한 외교부 당국자는 “재외공관과 본부에서 근무하는 사람들과 (성추문) 발생빈도를 보면 명확히 다르다”며 “감시가 소홀하면 인간의 본성이니까 일탈행위가 벌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감사관실 아래 감찰담당관실(가칭) 신설을 추진 중”이라며 “이런 사건이 발생하지 않도록 사전 예방하는 것과 아울러 초동대응을 적기에 할 수 있도록 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상시감시시스템의 부재를 성추문 발생의 주요 원인으로 꼽을 수 있는 건 아니다. 이와 같은 논리는 ‘타지에 홀로 지내고 감시체계가 소홀하다보면 인간본성에 따라 성범죄가 발생할 수밖에 없다’이라는 명제를 성립시키기 때문이다. 기자의 항의에 해당 당국자는 “개인 견해일 뿐, 외교부의 공식입장은 아니다”고 말했다.
인력과 체계적인 시스템이 부족한 건 사실이지만 현실적으로 전 세계 곳곳에 있는 공관을 일일이 감시할 인력과 시스템을 확충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려운 일이다. 이 때문에 강력한 처벌과 투명한 인사 검증 시스템이 수반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지난해 외교부는 중동 지역 재외공관의 현직대사가 같이 근무하는 직원을 성희롱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징계에 해당하는 ‘감봉 3개월’ 처분을 해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 때문에 외교부 내부 ‘온정주의’가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이번 사건 강경화 장관의 지시로 지난 11일 출범한 ‘외교부 혁신TF’의 주요 과제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외교부에 따르면 강 장관은 성추문이 발생했다는 사실에 분노, 철저하고 신속한 진상조사를 지시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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