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탓에 식당마다 반찬 리필 어려워 -식당주인들 “장사도 안되는데 인심도 못써” -국제 식량가 급등…하반기 식탁물가도 불안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일산에서 영업사원으로 일하는 이모 차장은 지난 주말 남양주시에 위치한 유명한 두부맛집을 어김없이 찾았다. 두부집은 이 차장이 주말마다 북한강변을 따라 자전거 동호회 사람들과 자주 들리는 식당이다. 식당 안에 들어간 이 차장과 동호회 사람들은 황당(?)한 일을 겪었다. 메뉴판 한켠에 ‘최근 채소값 폭등으로 인해 겉절이 리필이 안됩니다. 양해바랍니다’라는 손글씨가 쓰여 있었다. 최근 가뭄과 폭우 등으로 인해 채소값이 폭등을 하자 단가를 맞추기 어려워 겉절이 리필을 잠정중단한 것이다. 식당 주인은 “두부랑 겉절이가 이 곳의 상징적인 메뉴였는데 최근 채소값이 폭등을 해 단가를 맞추기가 어려워져 당분간 리필을 하지 않기로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채소값의 폭등으로 타격을 입은 곳은 여기 뿐만 아니다. 고양 행신동에서 순대국밥집을 운영하고 있는 김모 씨는 잇단 폭염으로 인해 손님이 급감하고 있는 상황에서 채소가격까지 오르자 최근 가게에 ‘물가 상승으로 추가 김치 제공이 어렵습니다’라는 문구를 써 붙였다. 김 씨는 “채소값이 비싸 김치를 한번씩만 제공하고 있다”며 “가뜩이나 날이 더워 손님들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반찬 인심이라도 후하게 드려야하는데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니 정말 장사하기 힘들다”며 고개를 숙였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주요 농산물 일일도매가격’에 따르면 지난 4일 기준 주요 25개 농축산물 가운데 20개 품목이 평년보다 가격이 높았다. 청상추는 4㎏ 기준 도매가격이 4만5357원으로 평년보다 107.8% 올랐다. 이는 3일 7만2000원대에서 그 나마 떨어진 것이다. 밭 작물이라 비와 더위에 잎이 마르거나 짓무르는 등 생산량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식탁에 자주 오르는 배추(43.2%) 무(91.6%) 시금치(66.7%) 양배추(54.3%) 등의 가격도 평년 수준을 훨씬 웃돌아 식탁 물가에 부담을 주고 있다.
이와함께 국내 소비자 물가가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엎친데 덮친격으로 국제 식량가격마저 급등하고 있어 하반기 식탁물가 상승을 부추길 전망이다.
최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유엔식량농업기구(FAO)는 7월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월(175.2포인트) 대비 2.3% 상승한 179.1포인트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는 지난 5월 반등한 이후 3개월 연속 상승 중이며 이는 2015년 1월(178.9포인트)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품목별로 보면 밀 등 곡물과 유제품, 설탕의 가격이 공급제약 여파로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지역의 작황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곡물 가격이 크게 올랐다. 곡물 가격은 전월(154.3포인트)보다 5.1% 상승한 162.2포인트였다. 유제품 가격도 전월(209.0포인트) 보다 3.6% 상승한 216.6포인트를 기록했다.
세계식량가격지수가 반등하면 국내 식품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각종 식품의 원재료로 사용되는 밀, 유제품, 설탕의 국제 가격 상승은 외식비나 가공식품 가격 인상을 부추기기 때문이다.
한편 폭우와 폭염에 채소 가격이 급등하자 대형마트는 물가 잡기에 나섰다. 이마트는 오는 9일까지 일주일 간 휴가철에 소비자들이 많이 구매하는 감자, 포기상추, 양파, 대파 등 채소 500여톤을 기존보다 최대 40% 저렴한 가격에 공급하기로 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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