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관광객이요? 당장 체감되지는 않아요.”
지난 5일 정오,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화장품 브랜드 매장 앞. 직원 금모(28ㆍ여) 씨는 부쩍 쌀쌀해진 날씨에 패딩 지퍼를 턱밑까지 채웠다. 익숙한 한국어로 모객 행위를 하던 금 씨는 “한ㆍ중 관계가 회복됐다지만 당장 중국인 단체손님이 보이지 않는다”며 “중국어를 구사하는 직원이 있지만 아직까지 중국인 관광객에 눈에 띄지 않다보니 매장 안쪽에서 홍콩, 대만 고객들을 응대한다”고 했다.
또 다른 화장품 매장 직원 김모(24ㆍ여) 씨도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환영할 일이지만 변화를 피부로 느끼려면 내년 초는 돼야 하지 않겠냐”며 “한번에 400만원을 지출할 정도로 통이 큰 중국인 손님들이 많았는데 이들이 다시 돌아온다면 매출이 늘어나겠지만 괜히 기대했다 실망할까 두렵다”고 했다.
국내 화장품ㆍ패션 브랜드들이 어깨를 맞대며 빼곡하게 골목을 채운 명동 거리. 일본ㆍ태국ㆍ말레이시아 등 아시아와 중동 등지에서 온 관광객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지만 쩌렁쩌렁한 중국어는 들리지 않는다. 화장품 매장 앞에서 중국어로 목청을 높이던 직원들, 익숙한 중국어에 귀를 쫑긋 세우던 요우커들은 잘 보이지 않았다.
요우커(중국인 관광객)의 ‘메카’로 통했던 명동 상권은 중국인 관광객의 최대 수혜자이자, 최대 피해자다. 2000년대 후반 밀물처럼 들어온 요우커는 명동 상권을 활성화시킨 주역이다. 명동 유네스코길을 따라 명동성당 거리로 이어지는 골목 곳곳에는 소형 호텔과 화장품 매장, 중국식당이 들어서며 견고한 상권을 형성했다. 하지만 올해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갈등 이후 한ㆍ중 관계가 경색되면서 명동 상권은 침체에 빠졌다. 중국 정부가 지난 3월 금한령을 내리면서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 동기에 비해 61.3%나 감소했다.
사드 갈등 이후 얼어붙었던 한중 관계가 풀릴 조짐을 보이면서 면세점ㆍ화장품ㆍ여행 등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오히려 명동은 침착한 분위기다. 중국어로 된 입간판이 하나 둘씩 모습을 드러내고 있지만 명동의 전성기에 비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일부 화장품 매장은 부랴부랴 중국인 구인광고를 내걸고 있지만 아직 가시적인 성과를 점치기엔 이르다.
한 신발 잡화 매장의 직원은 “매번 중국인 관광객이 돌아올 수 있다는 기대감만 심어주고 달라진 게 없지 않냐”며 “당장 중국인을 대상으로 하는 프로모션을 늘리기에는 이른 것 같다”고 했다.
박로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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