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본시장 정책이 100대 국정과제 중 하나로도 인정받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자본시장 정책이 다른 정책에 밀리지 않는 우선 과제가 되도록 금융투자협회장으로서 역할하겠다”
권용원(57) 키움증권 사장이 68.1%의 압도적 득표율로 제4대 금융투자협회장에 당선됐다.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 한국금융투자협회에서 열린 임시총회에는 정회원 241개사 중 213개사가 참석했으며, 1차 투표에서 과반을 훌쩍 넘은 권 사장이 2차 투표 없이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권 사장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정리한 100대 과제 가운데 자본시장에 관한 내용은 찾아보기 어렵다”며 “정부가 금융투자업을 주요 산업으로 인정해주고 성장을 이끌어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투표전 소견발표에서 규모별ㆍ업권별로 구체적인 방침을 밝혀 자산운용협회 분리방침에 치중한 다른 후보자들과 차별화에 성공하며 회원사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냈다.
권 사장은 “대형 증권사가 글로벌 강자로 도약하도록 레버리지 규제를 완화하고, 초대형 투자은행(IB)의 발행어음 업무 인가를 조속히 내줄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중소형 증권사는 정부 지원금 등을 통해 성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하겠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업권에 대해서는 “시행 동력이 떨어지고 있는 기금형 퇴직연금제도를 반드시 도입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업계의 고민을 하나 하나 꼬집은 뒤 해결사를 자청한 것이다.
산업자원부에서 과장까지 지내는 등 15년 공직생활을 경험해 관료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게 권 사장의 강점이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는 그를 자본시장에 대한 정부의 규제사슬을 풀어줄 적임자로 보고 있다.
권 사장은 “회장 재임 3년 동안 하나만 하라고 한다면 규제 및 세제 선진화에 몰두하겠다”며 네거티브 규제시스템으로의 전환과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밝혔다.
경영인으로서의 그의 능력은 이미 검증됐다. 권 사장은 다우기술 부사장, 다우엑실리콘 대표를 거쳐 증권업계에 입문한 뒤, 온라인 증권사 키움증권을 자기자본 기준 업계 11위까지 성장시켰다. 업계는 그가 18년간 민간기업에서 보여줬던 경영수완을 발휘해, 앞으로 금융과 4차 산업혁명을 성공적으로 접목시키는 데 일조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역시 이점을 간과하지 않는다.
그는 “4차산업혁명 디지털금융혁신위원회를 구성하는 한편, 4차산업 연구개발에 투자 리스크가 있다는 것을 정부부처에 알려 금융투자업이 지원대상에 포함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권 사장은 서울대에서 전자공학 학사와 석사,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에서 기술정책과정 석사를 받았다. 기술고시(21회)에 합격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으며 옛 통상산업부 등을 거쳐 김대중 정부 대통령직 인수위원회에도 참여했다. 2000년 벤처 붐을 타고 다우기술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인큐브테크, 키움인베스트먼트 대표 등을 거쳐 2009년부터 키움증권 사장으로 일해왔다.
윤호ㆍ원호연 기자youkn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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