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관심 분야 3~4개 분과위 논의 진행 장기전 시 美 무역구제 남발 가능성 우려
[헤럴드경제=배문숙 기자]한국과 미국 통상당국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2차 개정협상을 팽팽한 힘겨루기만 거듭한 채 종료했다. 1차에 이어 이번 2차 협상에서도 의미 있는 합의점을 찾지 못함에 따라 개정작업이 1년 이상 걸릴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개정협상이 장기전으로 갈수록 미국의 무역구제 남발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에게 불리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지난 31일~1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FTA 2차 개정협상에서는 1차 때 제기된 양측 관심 분야에 대해 주요 사안별로 3~4개 분과위원회를 구성,구체적인 논의를 진행했다.
우리 정부는 최근 현안으로 떠오른 미국의 세탁기·태양광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반덤핑 등 무역구제 남용 문제를 집중 거론하며 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서는 그 외 미국의 무역구제 조치 남용 문제와 함께 한미FTA의 독소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문제 등도 제기됐다. 또 미 상무부가 고율의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수단으로 자주 사용하는 미 관세법의 ‘불리한 가용 정보’(AFA) 조항 등도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협상 직후 “협상은 쌍방이 아주 치열하게 했다”며 “특히 세탁기와 태양광에 대한 세이프가드에 대해 부당함을 강하게 지적했다”고 밝혔다.
이에 미국은 대한(對韓) 무역적자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교역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 측 안전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미국산 자동차의 수입 쿼터(할당) 확대와 미국 자동차 업계가 비관세장벽이라고 주장하는 국내 안전·환경 관련 규제 등이 주요쟁점이 된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수주 내에 3차 협상을 이어갈 방침이다. 3차 협상 장소의 경우 미국에서 개최하는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 구체적인 일시는 협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국이 1~2차 개정협상에서 힘겨루기를 거듭하면서 앞으로 험로가 예상된다. 특히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현지시간 지난달 30일 국정연설에서 “나쁜 무역협정을 고치고 새로운 협정들을 협상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힘에 따라 한미FTA 폐기 선언 등 ‘초강수’가 터져 나올 가능성도 완전히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따라서 일각에서는 이번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정인교 인하대 대외부총장(국제통상 전공)은 “1~2차 개정협상을 보면 1년이상 장기전으로 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이럴 경우, 미국의 무역구제 남발이 이어지면서 우리 주요 산업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 대외부총장은 이어 “미국의 핵심 관심사항을 파악해서 가급적 협상 범위를 좁게 가져가는 것이 타결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국익에도 유리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osky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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