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새 북핵해법이 ‘일괄 합의, 단계 이행’이 될 가능성이 높게 전망된다.
기존의 ‘일괄적 타결’은 북한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고, 국제사회가 여러 번 실패를 맛 본 ‘단계적 타결’ 또한 이번에 반복해 쓰기 어려운 카드다.
그러나 사상 최초로 성사되는 북미정상회담, 그 전에 남북이 스스로 중요한 판을 짤 기회인 남북정상회담은 동북아에 다시 찾아오기 어려운 정세 격변의 터닝포인트라는 게 외교안보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두 번의 정상회담에서 북미 양측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해법을 제시할 경우, 동북아 정세는 예상 이상으로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단 27일 판문점에서 열리는 남북정상회담에서 동북아 긴장 국면을 풀어낸 해법의 큰 틀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기존의 일괄적 타결, 단계적 타결 등 두 방식을 절충한 ‘일괄 타결, 단계 이행’의 해법을 들고 나올 가능성이 높게 점쳐진다.
‘리비아식 해법’으로 불리는 일괄 타결론은 미국의 강경파가 선호하는 방식이다. 곧바로 핵폐기 단계로 가자는 것이 일괄 타결론의 핵심이다. 단계적 타결론은 수없이 세분화된 핵폐기 과정의 단계를 거칠 때마다 협상이 뒤따라 정작 핵폐기라는 본질에 다가가지 못하고 북한의 시간 벌기에만 이용된 채 폐기된 경우가 많았다. 이런 실패의 경험을 교훈 삼아 나온 것이 일괄 타결론이다.
그러나 일괄 타결론은 북한이 거부할 소지가 커 모처럼 만들어진 판이 깨질 소지가 다분하다. 북한의 비핵화 결심과 맞바꿀 만한 미국의 카드가 시간을 두고 단계적으로 이행될 만한 것들이어서 일괄 타결론 실현 가능성은 더 떨어진다.
이런 두 가지 방식의 장점만을 모은 방안이 ‘일괄 타결, 단계 이행’이다.
정상 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와 북미관계 정상화 등 큰 틀의 로드맵을 일괄적으로 타결하되, 이행은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방식이다.
즉, 정상들이 북한의 비핵화 로드맵에 합의하고, 이를 실행에 옮기는 과정에서 ‘행동 대 행동’의 방식의 단계적 이행을 시도하는 것이다.
1994년 제네바 합의와 비슷한 개념이지만, 제네바 때보다 합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한 장치를 더욱 세밀하고 정교하게 하는 방법 외에 뾰족한 수가 없어 보인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보는 지난달 31일 일본 와세다대 연설에서 “가장 좋은 것은 포괄적이고 일괄적인 타결로, 우리 정부나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나 이를 주장할 것”이라며 “다만 합의를 집행하고 이행하는 데에는 시간이 필요한 만큼 그런 원칙을 갖고 있으면서도 이행은 순차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꺼번에 줬다가(북한의 요구를 들어줬다가) 북한이 말을 안 들으면(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다. 단계별로 주고받는 게 좋다”고 덧붙였다.
문 대통령은 당초 핵동결을 ’입구‘로 하고 핵폐기를 ’출구‘로 하는 2단계 해법을 제시했다. 하지만 실제 합의과정에서는 보다 세분화된 단계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sooh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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