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무순환ㆍ교육기회 늘릴것 ‘종이없는 창구’ 전 점포로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허인 KB국민은행장<사진>이 2일 전 직원을 대상으로 한 조회사에서 “디지털 경쟁에 2등은 없다”며 긴장의 고삐를 죄라는 메시지를 던졌다. 올해의 경영 목표로 ▷디지털 감수성 ▷유니버셜 뱅커 ▷업무방식 변화 ▷수평적 리더십 등을 화두로 제시하면서 “고객은 다 알고 있다”, “‘워라밸’도 디지털이어야 가능하다”, “직원 의견 들어야 ‘꼰대’ 안된다”는 등의 매서운 메시지를 담았다.
허 행장은 이날 조회사에서 “업종 간 견고했던 칸막이가 액체처럼 융해되어 버리는 ‘수퍼 플루이드(Super Fluid)’ 시대를 살고 있다”며 “글로벌 디지털 기업들과의 국경 없는 금융 서비스 경쟁은 눈 앞의 현실이 될 것이고, 지금도 각 은행들 간에는 서로 어깨가 부딪치고, 숨소리가 들릴 만큼 대등한 ‘초박빙’의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며 무거운 현실 진단을 내놨다.
이어 그는 올해 경영목표로 ‘디지털 감수성’ 구축을 첫 손에 꼽았다. 허 행장이 말한 디지털 감수성은 기술로 직원들의 업무 시간을 단축시키고, 남은 시간을 고객 만족에 투자하자는 것이다. 그는 “은행이 도입하는 각종 애플리케이션이나 비대면 서비스는 직원들이 먼저 써보고 보완, 개선해야 고객으로부터 인정받는다”며 “디지털 경쟁에서 2등은 없다는 것을 분명히 이해하고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시대에 직원과 고객간의 정보 비대칭성이 사라졌다는 점도 꼬집었다. “고객보다 더 많은 학습을 해야 스마트한 고객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며 ‘유니버셜 뱅커’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한 가지 업무만 잘하는 것이 아니라 종합적인 업무 역량을 바탕으로 자기 분야에서 통찰력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이다. 허 행장은 유니버셜 뱅커 확보를 위해 “직무순환 기회를 획기적으로 늘리고 다양한 학습 지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최근 사회 전반을 아우르는 화두인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도 디지털 환경에 맞게 일하는 방식이 바뀌어야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허 행장은 “디지털 기술을 적용하면 효율적인 업무 환경 구축을 통해 고객과 마케팅에 전념할 수 있다”며 “단순 반복 업무는 로봇이 자동으로 처리하는 방식(RPA)을 통해 업무 방식을 바꿔야 ‘워라밸’도 이룰 수 있다”고 말했다. 허 행장은 하반기에는 종이 없는 디지털 창구를 전 점포로 확대하고, ‘제사고 신고’ 같은 비수익거래 전반까지 창구 방문 없이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공언했다.
허 행장은 ‘꼰대’, ‘밉상’이라는 말까지 차용해가며 수평적인 리더십도 강조했다. 그는 “디지털 사회의 가장 큰 특징은 수평적인 관계”라며 “특히 젊은 직원들의 가치관과 다양성을 존중해야 직원 의견도 크게 들을 수 있고, 고객과 시장의 변화도 크게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꼰대 상사’, ‘밉상 고참’이 아니라 존경받는 선배가 되려면 무조건 하라고 지시하기 보다 왜 중요한지 설명하고 먼저 시범을 보여야 한다는 조언도 이어갔다.
그는 “다름을 인정하고 틀림을 구분하는 KB의 리더가 되자”며 ‘강한 조직, 강한 KB’로의 도약을 다짐했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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