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모관리에 과감히 투자하는 그루밍족 더욱 증가 -남성전용카드 사용액, 일반 제휴카드보다 7배 많아 -백화점ㆍ쇼핑몰, 남성매장특화ㆍ기획전 확대 운영
[헤럴드경제=박세환 기자] #. 중견기업 부장인 박귀열(43ㆍ서울 당산동) 씨는 최근 날씨가 풀리면서 나들이용 봄 점퍼와 자켓, 구두, 타이를 구입했다. 수년째 입던 옷과 구두를 대충 입고 신을 수 있었지만 후줄근한 ‘노땅(나이가 많은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말을 듣고 싶지 않아 과감하게 지갑을 열었다. 박 부장은 “예전 같으면 내 옷 보다는 아내와 아이들 옷을 샀겠지만 요즘에는 잘 꾸미고 다니는 후배들이 많아 나도 이젠 꾸며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박 부장처럼 자신의 외모를 가꾸는데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는 남성들, 이른바 ‘그루밍족’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연령대로 20~30대에서 40~50대로 확대되고 있다. 유통가에선 ‘백화점 남성복 매장이 경기 바로미터’라고 할 정도로 호ㆍ불황 때 매출이 급격한 차이를 나타냈지만 최근들어 이같은 추세가 사라지고 있다.
▶‘돈 쓸 줄 아는’ 남성 증가=남성들의 백화점 나들이가 잦아지고 있다.
12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신세계가 지난달 2일 업계 최초로 내놓은 남성 전용 신용카드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 실적을 분석한 결과, 최근 한 달간 평균 300만원 가까이 쓴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백화점 제휴카드의 한달 평균 실적이 40만~50만원대인 것을 감안하면 7배 정도 많은 수준이다.
신세계 멘즈라이프 삼성카드는 백화점 할인을 중심으로 주유, 골프, 택시, 편의점 등 남성들이 주로 이용하는 업태의 혜택을 두루 담아 출시, 한달 만에 1000명이 넘는 남성 고객을 유치했다. 백화점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남성들은 특히 명품과 의류 장르를 집중적으로 구매했다.
박순민 신세계백화점 영업전략담당 상무는 “남성 전용 카드 실적이 호조를 보이는 등 여성 못지 않은 패션감각으로 자기 주도적인 소비를 하는 남성들이 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신세계백화점의 지난해 남성 고객 매출은 전체 백화점 매출의 34.1%를 기록했다. 지난 2010년 28.1%를 기록한 이후 매년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다. ▶‘멋’내는 남성을 잡아라=이에 백화점과 쇼핑몰은 멋을 아는 남성 고객잡기에 나서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남성 매장을 지속적으로 보강하고 있다. 부산 센텀시티점은 최근 5층 남성층을 리뉴얼해 새롭게 선보였다. 단순한 쇼핑 공간을 넘어 놀러 가 보고 싶은 명소로 만들기 위해 남성들이 여자 친구나 가족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체험형 매장으로 꾸몄다.
신세계는 또 백화점 내에서 큰 손으로 자리한 남성들을 위해 13일부터 22일까지 전점에서 남성들을 위한 ‘멘즈위크’를 펼친다. 올해로 7회째를 맞는 멘즈위크는 매년 봄과 가을로 나눠 남성만을 위한 패션과 라이프스타일을 제안하고 있는 이벤트다. 신세계가 직접 운영하는 남성 명품 편집샵인 분더샵클래식에서는 볼리올리 재킷, 일레븐티 니트 등 멘즈위크만을 위한 단독 상품을 선보인다. 이어 보테가베네타 남성 가방, 발렌티노 파우치, 조르지오아르마니 가죽 셔츠, 휴고보스 폴로티 등 유명 명품 브랜드들도 이번 행사에서만 만날 수 있는 단독 상품을 내놓는다.
롯데백화점도 봄맞이 매장 개편을 하면서 남성 의류 편집매장을 강화했다. 잠실점 5층에 롯데백화점과 일본 신사복 전문 상사인 타카오카가 협업해 만든 남성 고급 정장 맞춤 숍 ‘타카오카 컬렉션’을 열었다.
쇼핑몰도 남성 고객잡기에 분주하다. 용산 아이파크몰은 패션파크 5, 6층을 새롭게 선보이며 남성 고객 공략을 본격화하고 있다. 이번 패션파크 리뉴얼은 남성을 위한 ‘원스톱 쇼핑’을 표방하며 의류와 스포츠, 골프, 아웃도어 등을 중심으로 남성 타깃 브랜드가 대거 보강된 것이 특징이다. 5층엔 남성 패션과 골프, 아웃도어, 6층에는 스포츠, 캐주얼 패션, 진 등 총 100여개 브랜드가 들어섰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경기불황이 장기화하고 있지만 꾸밀 줄 아는 남성이 소비시장의 한 축으로 부상하면서 백화점과 쇼핑몰들이 남성 특화 매장과 각종 기획전을 마련하고 있다”며 “이같은 트렌드는 의류와 화장품 뿐만 아니라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다.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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