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 오늘 새벽 극적 잠정합의
STX조선해양 노사가 10일 새벽 극적으로 자구계획안에 잠정합의하면서 법정관리를 피할 수도 있게 됐다. 기한을 넘기면 원칙대로 법정관리를 신청하겠다는 산업은행 등 채권단도 “서류준비에 시간이 필요하다”며 가능성을 열어줬다.
STX조선은 10일 “노사는 확약서를 제출협상 결과 마감 시간인 12시를 넘겼으나 밤새 긍정적인 합의 도출을 위해 노력했다“며 “노사는 자구계획 이행방안 중 인건비 부분에 대하여 상호 합의에 근접했고, 금일 중 조합 내부절차에 따라 세부 사항을 결정하고 결과를 채권단에 제출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에 산은 관계자는 “자구계획이 제출되지 않아 원칙적으로 회생절차 신청작업에 돌입할 것”이라며 “하지만 서류를 법원에 내려면 시간이 걸린다”고 여지를 남겼다.
이동걸 산은 회장은 고강도 구조조정을 포함한 자구안을 내놓지 않으면 손을 떼고 법정관리에 들어가겠다고 여러차례 통보했다. 또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원칙에서 벗어날 경우 계획대로 처리하겠다”고 강조해왔다. 정부와 산은의 ‘원칙압박’이 통한 셈이다.
이동걸 회장은 금호타이어 노사가 중국계 더블스타 투자유치를 두고 막판까지 진통을 겪을 때도 “합의 안되면 법정관리 뿐”이라는 원착을 고수했다.
결국 법정관리 신청을 위한 서류제출 시간을 명분으로 산은과 노사 간 물밑작업의 성패가 STX조선해양의 운명을 가를 것으로 보인다.
산은은 STX조선해양에 대한 여신 규모가 1조5000억원에 달한다. 하지만 충당금은 절반 가량만 쌓인 상황이다. 법정관리로 가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
그동안 채권단은 STX조선에 무려 11조원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었다. 2012년부터 산은 관리 체제에 들어가 6조9000억원의 출자전환을 포함, 4조4000억원의 신규자금까지 막대한 자금이 흘러들었다.
지난달 정부와 산은은 무한정 ‘밑빠진 독에 물붓기’기 불가능하다고 판단, STX조선 노사가 생산직 인건비 75% 감축(약 500명) 등 자구계획 합의를 전제로 지원을 약속했다. 성동조선해양은 더이상 생존이 어렵다는 판단이었지만 STX조선은 1475억원(2월 기준)의 가용자금이 남아있어 일정 기간 독자생존이 가능하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만약 STX조선 노사가 고강도 자구안을 이행할 경우 산은 등 채권단의 RG(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등 조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문영규 기자/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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