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11% 올라…1년전보다 48% 껑충 제조김치 가격도 요동…서민 허리 휘청
#1. 주부 김영은(48ㆍ서울 신길동) 씨는 요즘 마트에서 장보기가 겁난다. 김 씨는 “한주 한주가 다르게 물가가 오르고 있다”며 “말그대로 안오르는 것은 남편 월급 뿐”이라며 푸념했다. 이어 “특히 작년과 비교해 쌀값과 배추ㆍ무값이 올라 우리 같은 서민들은 죽어라 죽어라 한다”고 했다.
#2. 서울 용산에서 감자탕집을 운영하는 이선영(44) 씨는 직접 담궈 내놓던 김치를 공장 제조김치로 바꿨다. 이 씨는 “최저임금 인상 탓인지 안오르는 재료가 없다”며 “지난달부터 제조김치로 사 손님들에게 내놓고 있다”고 했다. 이어 “배춧값이 오르니 제조김치값도 요동치고 있다”며 “감자탕 가격을 유지하려면 중국산 김치로 바꿀 판”이라고 덧붙였다.
이처럼 서민들의 삶은 점점 팍팍해지고 있다. 서민 밥상을 책임지는 쌀값과 배춧값이 작년보다 30~40% 오르면서 서민들이 체감하는 물가 인상 폭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천정부지로 치솟던 무값은 최근 정부 비축 물량이 나오면서 다소 안정됐지만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13일 (사)한국물가협회에 따르면 배추 2.5㎏ 한포기 값은 전국 평균 3990원으로, 지난 한주동안 5.28%가 올랐다. 한 달 전과 비교하면 11.45% 급등했으며 작년 동기대비 48.33% 폭등한 수치다.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시장 관계자는 “지난 겨울 한파로 배추가 냉해을 입으면서 배춧값이 뛰어 오르고 있다”며 “수확이 부진한데다 생육도 좋지 않지만 워낙 공급량이 적어 가격이 치솟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전남산 겨울 배추는 지난 겨울 냉해 피해로 수확량이 30% 가량 줄었다. 원산지 기준으로 10㎏ 기준 6000원 안팎이던 배춧값은 평년보다 2000원 이상 뛰었다.
배추와 함께 김치의 주재료인 무 가격도 지난달 개당 2386원까지 폭등했다가 정부의 비축 물량이 나오면서 다소 안정됐지만 불안불안하다는게 도매업자의 전언이다.
한 도매업자는 “최근 몇년간 봄마다 계속되는 가뭄이 올해도 이어질 경우 배추ㆍ무값은 물론 야채 값이 폭등할 수 있다”고 했다.
실제로 배춧값 급등에 김치가 ‘금(金)치’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김포에서 김치공장을 운영하는 박재경 사장은 “배춧값만 오른 게 아니라 뿌리까지 냉해를 입고 겉잎도 많이 마른 상태여서 사실상 버리는 부분이 많다”며 “제조김치 가격도 탄력적으로 운용할 수 밖에 없어 가격인상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이 공장에서 제조되는 10㎏ 포기김치의 가격은 2만6000원으로, 한 달 사이 10% 인상됐다.
무엇보다도 쌀ㆍ배추 등 서민 물가가 오르면서 서민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3월 쌀값은 전년 동월대비 26.4% 인상되면서 1981년 9월 이후 36년6개월 만에 가장 큰 인상폭을 보였다. 고춧가루(43.7%)와 호박(45.4%) 등 서민 밥상을 책임지는 주요 품목들의 상승폭도 크다.
주부 박점례(61ㆍ서울 신월동) 씨는 “최저임금을 올렸다고 하지만 기계수리공장에 다니는 남편 월급은 변동이 없다”며 “물가만 치솟아 진짜로 저임금을 받는 사람들은 점점 살기가 어려워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박세환 기자/
gre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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