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이 한반도 빙하를 녹이고 따뜻한 봄바람을 불러오고 있다. 평창에서 시작된 평화의 봄바람은 남북ㆍ북미를 자연스럽게 만나게 하는 소중한 역사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우선 남북정상회담의 큰 의제를 비핵화ㆍ평화체제ㆍ남북관계발전으로 설정한 것은 총론적으로 볼 때 매우 적절하다. 세 가지 대의제가 성과를 거두려면 남북ㆍ북미 양자 합의의 ‘평화공존의 제도화’와 남북미 3자의 ‘합의의 국내법화 조치’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구속력 있게 집행된다. 과거 남북ㆍ북미 그리고 남북미 3자간 합의가 항상 총론에서 합의하고도 각론에서 법ㆍ제도화 미흡으로 실효성을 거두지 못한 실패를 반복하지 말아야 한다.
우선 남북정상회담 합의의 법제도화를 위해 몇 가지 지적하고자 한다.
첫째, 남북정상 합의가 국내외적으로 지속발전하기 위해서는 정파를 초월하여 적대관계 종식에 기초한 ‘평화공존의 제도화’ 및 국회비준 동의에 기초한 ‘국내법화 조치’로 연결되어야 한다.
둘째, 남북정상회담의 세 가지 의제의 세부 문제로 북한의 비핵화 문제, 미국의 적성국 법령 명단과 테러지원국가 명단에서 북한 삭제, UN 대북제재 조치의 단계적 완화 등이 국제법 체계와 남북 법제, 그리고 미국 법제에 세심하게 반영되어야 한다.
셋째, 남북 정상이 기존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와 2000년 6ㆍ15 남북공동선언, 2007년 10ㆍ4 남북정상선언의 유효성을 반드시 재확인해야 한다.
2008년 보수정권이 등장한 이후 남북관계와 북미관계는 최악의 상황까지 갔다. 기존 합의를 무효화시키는 공식성명이 남북미 3국에서 모두 나오기도 했다. 과거 합의가 현재도 유효한지 매우 혼란스러운 상태다. 이번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기존 남북 간 합의의 유효성을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넷째, 분단국가로서 남북관계의 특수성ㆍ이중성 그리고 잠정성이 남북정상회담 문건과 북미합의, 그리고 남북미 합의에서도 반드시 반영되어야 한다. 과거 남북관계의 특수성에 기초해 이미 진행되어온 남북한의 관행과 국내 법제에 대한 세심한 검토가 있어야 한다. 한 예로 1992년 남북기본합의서에서 합의한 민족내부 거래로서 개성공단 제품의 무관세 및 면세가 미국과 여타 국가에서도 적용되도록 해야 한다.
다섯째, 남북합의의 실효성을 제고시키기 위해서는 남북 ‘평화공존의 제도화’는 남북연합의 초입단계로, ‘국내법화 조치’는 국회비준 동의로 이어져야한다. 일부에서 남북한은 국가 간 관계가 아니므로 남북합의는 조약이 아니기 때문에 국회비준 동의가 불가하다는 의견도 있으나 이는 국제법 이론과 동서독 사례에 비춰볼 때 합당하지 않다.
1972년 동서독 기본조약은 1970년 3월 제1차 동서독 정상회담과 5월 제2차 정상회담의 산물이다. 또 기본조약은 서독 하원에서 비준동의를 받아 평화공존의 제도화 및 국내적 실효성을 확보하였다. 나아가 1975년 유럽안보협력회의(CSCE)에 의해 국제적 보장까지 받았다.
동서독이 기본조약대로 관계정상화를 국내법적 실효성ㆍ국제적 보장으로 연결하여 독일통일의 평화적 로드맵 기반으로 삼았던 것을 참고하길 바란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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