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쎄 이 아파트를 당분간 뭐라고 불러야 할까. 성씨만 있고 이름은 없는 건데…”
10일 서울 성동구 ‘금호 15구역’ 재개발 현장. 이제 막 준공한 아파트에 입주가 한창인 가운데, 아파트 정문 기둥에 ‘e편한세상’이라 붙은 브랜드명 옆으로 급하게 나머지 이름 반쪽을 지운 흔적이 눈에 들어왔다.
아파트 본래 이름은 ‘e편한세상 금호 파크힐스’. 그러나 1㎞ 정도 떨어진 곳에 ‘e편한세상 옥수 파크힐’을 지은 ‘옥수 13구역’ 조합이 펫네임(별칭)을 쓰지 말라고 소송을 내 지난달 승소하면서, 더 이상 ‘파크힐스’라 부를 수 없게 됐다.
2016년 준공한 ‘옥수 파크힐스’는 금호 15구역이 자신과 비슷한 이름을 짓자, 올해 초 ‘PARK HILL(파크힐)’ 상표에 대한 전용사용권 등록을 내고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아파트의 이름이 ‘브랜드명-행정구역명-펫네임’ 식으로 조합돼 있는데, 브랜드명과 행정구역명은 식별력이 낮은 반면, 펫네임은 “일반 수요자에게 가장 두드러지게 인식될 가능성이 높은 중요부분”이라고 판결했다.
인근 K공인중개소 관계자는 “아파트 단지명 따라서 ‘파크힐스’라 이름 붙인 중개업소들이 주변에 수두룩한데 자칫하다간 모두 간판 바꿔달아야 할 판”이라며 “나름 일대에서 대장주격으로 꼽히는 데 브랜드 가치 훼손이 상당하다”고 말했다.
두 아파트를 모두 시공한 대림산업을 탓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옥수 13구역이 이미 ‘파크힐스’라는 이름을 지었음에도, 대림산업이 금호 15구역 조합 측에 ‘파크힐스’를 포함한 몇개의 선택지를 제시했다는 것이다.
김성훈 기자/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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