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센터로 가주세요.” “코엑스 아닌가요?”
택시에 탑승해 목적지로 삼성동 무역센터를 이야기하면 자주 듣게되는 질문이다. 이럴 때 무역센터의 정확한 위치에서부터 건물 각각의 기능까지 설명하다 보면 택시는 어느새 회사에 도착하곤 한다.
바로 그 무역센터가 다음달이면 30주년을 맞는다. 서울올림픽보다 열흘 앞선 1988년 9월 7일 서울 삼성동의 19만㎡의 부지에 무역업계의 희망과 열망을 담은 한국종합무역센터가 둥지를 틀었다. 당시로서는 매우 생소했던 ‘원스톱(One-Stop) 서비스’를 내걸고 국제 비즈니스 인프라인 오피스ㆍ전시장과 회의시설ㆍ호텔ㆍ공항터미널ㆍ백화점을 한 곳에 모았다.
당시에는 국제화와 무역 자유화가 급속히 진전되면서 단순한 상거래를 넘어 관광, 레저, 쇼핑, 교통까지 어우러진 종합 플랫폼이 필요했다.
오랜 비행에 지친 바이어가 제일 먼저 찾는 곳은 아마 호텔일 것이다. 잠시 동안의 휴식 후에는 다양한 종류의 상품이 전시되고 있는 호텔 옆 전시장으로 이동해 제품의 성능과 품질을 직접 경험해보고 가장 마음에 드는 상품의 공급자와 구체적인 계약조건을 두고 치열하게 협상에 나서기도 한다. 일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하면 가족과 친구들에게 줘야 할 선물이 떠올라 백화점으로 발길을 옮긴다. 이튿날 도심공항터미널 카운터에 선물로 무거워진 캐리어를 맡기고 출국수속을 마친 뒤 리무진 버스에 올라 공항의 번잡함을 피해 한결 홀가분한 마음으로 귀국길에 오른다.
이 모든 과정이 한 곳에서 실제로 구현될 수 있도록 30년 전에 기획된 장소가 바로 무역센터였다. 무역센터 중 코엑스는 전시 및 회의공간을 의미하며, 한국 무역의 비약적인 성장을 뜻하는 계단식 외양을 갖춘 55층짜리 트레이드타워가 대표 건물이다.
트레이드타워에 새겨진 희망은 현실이 되고 있다.
1988년부터 우리 수출은 가파르게 성장하기 시작했고, 1995년에는 최초로 1000억 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무역액 1조 달러 시대를 열면서 수출 6강을 넘어 4강을 향해 내달리고 있다. 무역센터는 단순히 ‘한국 무역의 총 본산’이라는 상징성을 넘어 세계적인 명소로도 발돋움하고 있다. 지난 2000년에 32개국 국가 원수들이 참석한 제3회 아셈(ASEM) 정상회의를 시작으로 2010년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2012년에는 52개국 국가 수반들이 참석한 핵안보정상회의가 무역센터라는 무대에 올려지면서 세계인의 이목을 끌었다. 요즘에는 연간 수많은 국제회의와 전시회가 열리면서 성공적인 국제행사에는 없어서는 안 될 중요 인프라로 자리잡았다.
최근 무역센터는 무역업계뿐만 아니라 일반 국민들에게도 무척이나 친숙한 장소가 됐다.
2000년 5월 당시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최초의 지하 쇼핑몰인 코엑스몰이 무역센터 지하 1층에 문을 열었다. 최근에는 영화관, 수족관, 대형 서점, 별마당 도서관 같은 문화시설에 힘입어 폭염을 뚫고 하루 평균 12만명이 찾는 ‘복합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했다.
무역센터는 새로운 역할 정립에도 나서고 있다.
2015년 무역센터 일대가 강남 마이스(MICE) 관광특구로 지정됐고, 이듬해 말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옥외광고물 자유표시구역, 이른바 ‘한국형 타임스퀘어’로 지정됐다. 삼성역에 근처에 ‘K-Pop 광장’을 조성해 이곳을 찾는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차별화된 콘텐츠와 엔터테인먼트로 다가서고 있다. 이러한 무역센터의 끊임없는 변신은 일자리 창출로도 연결되고 있다. 무역센터에 상주하는 회사가 1700개에 육박하면서 직접적으로 3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고 있다.
논어 ‘위정’ 편에는 공자가 30세가 되어 학문의 기초를 확립했다고 씌어 있다. 무역센터도 올해 서른 살을 맞았다. 서른 살은 여전히 젊은 나이지만 그렇다고 적은 세월도 아니다. 그간 무역업계의 해외시장 진출의 전초기지이자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로서 쌓아온 경험을 바탕으로 무역센터가 무역 2조 달러 달성에 중요한 역할을 해주길 기대해본다.
attom@heraldcorp.com
![앤트로픽 IPO는 시작일 뿐…AI 모델 ‘골라주는 시장’ 커진다 [서학개미 주식회사]](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3/rcv.YNA.20260813.PRU20260813276001009_T1.jpg?type=h&h=240)
![“교과서 미래엔 AI가 있다”…‘AI 공장’된 미래엔 세종공장 [그 회사 어때?]](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2/news-p.v1.20260821.9213ff47283443e4aeec745e2b971c31_T1.jpg?type=h&h=240)
![일본서 사라진 인플레 ‘명목 앵커’…물가·엔화에 중요한 이유 [츠토무 와타나베]](https://wimg.heraldcorp.com/news/cms/2026/09/01/news-p.v1.20260816.209013b3297d4c92ab32710d529f3877_T1.jpg?type=h&h=24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