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R&D 투자 37억불 주요 글로벌업체 절반 못미쳐 높은 임금이 투자 축소 걸림돌
자동차산업의 추가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ㆍ자율주행차 등 미래자동차로 기울며 신기술 개발을 위한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의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자동차 산업이 위기를 타개하려면 연구개발(R&D)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 지적하고 있지만, 상황은 여의치 않다.
한국 특유의 노사관계가 번번이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29일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와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ㆍ기아차의 지난해 R&D 투자액은 37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일본 도요타(95억달러)와 독일 폴크스바겐(148억달러)의 약 3분의 1 수준으로, 미국 제너럴모터스(GMㆍ73억달러)와 비교해도 절반에 못 미치는 규모다. 매출액 대비 R&D 비중도 2.8%로, 도요타 3.5%, 폴크스바겐 5.7%, GM 5.0% 보다 상당히 낮은 수준이었다. 국내 완성차 업체 가운데 R&D 투자 규모가 가장 크다고 하지만, 선진국 대비 여전히 부족한 것이다.
R&D 투자액이 떨어지는 것은 판매 부진에 따른 영업이익 감소가 우선 꼽힌다.
현대차가 정상적으로 생산시설에 투자(3조원)하고, 세금(약 2조원)을 내면서 R&D 자산화비용 1조3000억원을 대려면 영업이익률이 4%는 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대차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률은 이에 훨씬 못 미치는 1.2%를 기록했다.
특히 업계 관계자들은 높은 임금이야말로 R&D 투자에 대한 기업 의지를 약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한다. 인건비 부담으로 투자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KAMA에 따르면 2015년 말 기준으로 국내 완성차업체 5곳의 근로자 1인당 연봉은 9319만원. 같은 해 도요타(7961만원), 폭스바겐(7841만원)보다 1000만원 이상 많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매출액 대비 R&D 투자비중이 2.8%일 때 인건비는 15%를 돌파한 15.1%로 나타났다. 도요타의 매출액 대비 인건비가 연간 8~9% 수준을 유지하는 것을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매우 높은 수준이다.
이런 가운데 후발주자들의 기술 수준은 빠르게 올라서고 있다.
최근 니혼게이자신문의 자율주행특허 조사 결과, ‘웨이모’가 도요타ㆍGMㆍ포드ㆍ닛산 등을 제치고 1위를 차지했다. 불과 2년 전만 하더라도 5위였던 웨이모는 도로정보, 차량 움직임 등을 식별해 제어하는 기술 등으로 타 업체를 압도했다. 현대차는 보유특허 건수로는 10위권이었지만, 고급특허 확보가 상대적으로 부족해 최종적으로는 35위에 이름을 올렸다.
투자비를 마련하더라도 노조의 이해와 협력이 필요하다.
현대차의 임단협 41조에는 신기술 도입과 신차 개발, 차종 투입, 작업공정 개선, 전환배치, 생산 방식 변경 시 노사공동위원회를 구성해 심의ㆍ의결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달리 과감한 신산업 투자가 쉽지 않은 이유다. 실제 현대차 노조는 최근 전기차 전용 라인이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대책 마련에 나선 것으로 전해졌다. 전기차 전용라인이 내연기관차 라인과 비교해 공정 자동화율, 모듈 조달 비중이 높아질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자칫 고용 불안을 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고질적인 강성 노조 문제와 노동시장의 경직성, 기술 투자 부족으로 위기 극복이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우려감을 드러냈다.
박혜림 기자/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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