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패시브 펀드 설정액 10월 중 액티브 펀드 첫 추월 - 높은 보수에도 수익률 낮은 액티브 펀드 외면 - 지수 편입 종목 간 동조화, 외국인 견제 부재로 변동성 강화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국내 주식형 펀드 중 지수 움직임을 추종하는 패시브(인덱스) 펀드 설정액이 액티브 펀드 설정액을 뛰어넘었다. 시장 대비 경쟁력 있는 종목을 선별해 초과 수익률을 추구하는 능동적 투자 전략이 힘을 잃으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기준 패시브 펀드 설정액은 29조1505억원으로 27조 4552억원으로 집계된 액티브 펀드 설정액을 처음으로 추월했다. 액티브펀드 설정액은 지난 2016년 이후 13조원 가량 순유출되며 꾸준히 감소세를 이어온 반면 지난해 12월 처음으로 20조원을 돌파한 패시브 펀드에는 이후 1년여만에 9조원이 더 몰렸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는 낮은 보수와 실시간 단타 매매가 가능한 높은 접근성을 무기로 패시브 펀드 내 비중을 80%까지 늘려나갔다.

패시브 펀드의 성장 이면에는 액티브 펀드의 낮은 수익률에 대한 금융 소비자의 실망감이 숨어있다. 최근 3년간 액티브 펀드의 평균 수익률은 -7.52%다. 펀드매니저에게 경쟁력 있는 종목에 투자해 높은 수익을 내도록 평균 1% 초반의 총보수를 쥐어주고도 손해를 봤다는 얘기다.

반면 패시브 펀드의 3년간 평균 수익률은 2.93%로 상대적으로 양호했다. 이진영 NH아문디자산운용 본부장은 “공모펀드가 사모펀드에 비해 시장 대응력이 떨어지고 수익을 제대로 내지 못하면서 개인의 펀드 투자전략은 레버리지나 인버스 ETF를 통해 지수 방향성에 베팅하는 쪽으로 바뀌고 있다”며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록 단기 매매차익을 노린 스마트 머니가 유입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종목별 투자로 시장 초과 수익률을 노리기보다. 지수 상승에 따른 시장 수익률을 낮은 거래 비용으로 얻으려는 전략이 늘면서 증시 변동성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부분 패시브 펀드는 다수의 종목을 대량으로 일관 매매하는 바스켓 매매 기법을 활용한다. 오르내리는 지수를 추종하려면 해당 지수에 편입된 종목을 비중에 따라 일괄적으로 사고팔아야 하기 때문이다.

정현종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이 과정에서 같은 지수에 편입된 종목 간 높은 동조화 움직임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증권관리위원회(IOSCO) 역시 바스켓 매매와 같은 알고리즘 거래로 인해 시스템 리스크가 다른 시장으로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액티브 펀드 자금이 줄면서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 흐름을 견제할 세력이 사라졌다는 점도 증시 변동성을 높이는 이유로 꼽힌다. 국회에서 열린 증시 대진단 정책토론회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신흥국 시장 투자 심리가 악화되면서 외국인이 MSCI 신흥국 지수에 포함된 한국 주식을 기계적으로 매도하는 상황이고 중국 본토 A주가 신흥국 지수에 편입되면서 이같은 현상이 더 심해진 측면이 있다”며 외국인 자금을 대체할 투자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학균 신영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가계의 자금을 모아 적극적인 투자를 해야 할 자산운용업계가 액티브 펀드에서 점유하는 비중이 3% 미만에 불과하고 그나마 2014년 이후 줄곧 순매도를 하는 상황”이라며 “국내 투자자 중에는 사실상 연기금만 주식을 사고 있는 형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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