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직 근로자 상대 가처분 기각 확정 일정 기간이 지났다면 회사가 이직 근로자를 상대로 영업비밀 누설 책임을 물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제3부(주심 김재형 대법관)은 피부재생의료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S사가 퇴사한 전직 임원 왕모 씨와 연구원 장모 씨를 상대로 낸 영업비밀침해금지 가처분 사건 재항고심에서 청구를 기각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2일 밝혔다.

재판부는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침해자가 공정한 경쟁자보다 우월한 위치에서 부당하게 이익을 취하지 못하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영업비밀 침해행위를 금지하는 것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보호기간 범위 내에서 이뤄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영업비밀인 기술의 내용과 난이도 ▷영업비밀 보유자가 기술정보 취득에 걸린 시간 ▷관련 기술의 발전 속도 ▷종업원이었던 자의 직업선택의 자유와 영업활동의 자유 등을 토대로 영업비밀 보호 기간을 정할 수 있다고 봤다.

S사는 피부재생 의약품과 의료기기를 각각 개발해 2009년 유럽에서 인증을 받고 한국에서 2010년과 2013년 품목허가를 받았다. 장 씨는 2000년 10월부터 2005년까지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 연구원 원장을 지냈다. 이후 S사를 퇴사한 전 영업본부장 왕 씨가 2010년 설립한 회사에 입사했고, 이들은 S사가 개발한 것과 유사한 제품을 출시했다. 장 씨는 퇴직 당시 업무과정에서 S사의 기술파일을 자신의 외장하드디스크와 USB 등에 복사해 가져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S사는 영업비밀을 유출했다며 장 씨와 왕 씨를 상대로 부정경쟁방지 및 영업비밀보호에 관한 법률(이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으로 형사고소하고, 법원에는 영업비밀 침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했다. 장 씨 등은 S사의 기술정보가 2003년 만들어졌고, 기술파일이 유출된 시점은 2010년인 7년 뒤이기 때문에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이미 끝났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장 씨 측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재판부는 장 씨와 왕 씨가 S사의 기술정보를 사용했다고 볼 수 있지만 “기술파일의 영업비밀로서 보호기간은 장 씨가 퇴직하면서 기술파일을 유출한 날로부터 많아야 7년을 넘지 않는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장 씨는 이미 이전 회사에서 제품 개발 초기단계부터 연구ㆍ개발에 깊숙이 관여했다”며 “제조기술에 상당한 지식을 습득한 상태였다. S사의 기술파일을 참조하지 않고도 충분히 새 제품을 독자적으로 개발할 수 있었다고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도 “기술파일에 대한 영업비밀 보호기간이 지났다”며 항고를 기각했다.

문재연 기자/munja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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