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형사립고(이하 자사고) 재지정 평가를 놓고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간 갈등이 정치권과 학부모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진보성향 교육시민단체들과 교원단체들도 잇따라 성명을 내고 갈등을 부추기고 있어 사립유치원 사태로 이분화됐던 교육계가 다시한번 소용돌이로 휘말리고 있다.
5일 교육계에 따르면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서울지부와 교육시민단체인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등 22개 서울지역 교육단체가 소속된 서울교육단체협의회(서교협)는 지난 4일 기자회견을 갖고 서울 자사고들의 재지정 평가 거부 철회를 촉구했다. 서교협은 “서울 자사고들의 재지정 평가 거부는 ‘우리가 누렸던 특권을 계속 보장해달라’는 생떼”라며 “이들은 평가 거부 핵심 논리로 재지정 기준 점수 상향을 꼽고 있는데 이는 하루 아침에 등장한 게 아니라 교육부가 이미 2014년 정한 것이며,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평가지표 역시 사전에 공지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울 자사고들은 자사고 지위를 유지할 수 있는 ‘재지정 기준점’을 갑작스럽게 60점에서 70점으로 높였다고 주장했다. 또 사회통합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하고자 얼마나 노력했는지 평가하는 항목의 배점이 늘어나는 등 평가지표가 자사고에 불리하게 바뀌었다며 평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서교협은 시교육청을 향해 계속되는 재지정 평가 거부 시 강력 대응을 촉구했다. 서교협은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말 그대로 재지정 여부를 결정하기 위한 평가”라며 “교육청은 평가에 응하지 않는 자사고에 대해 즉시 지정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주문했다.
앞서 서울시의회도 지난 3일 “자사고 재지정 퍙가 거부시 즉각 취소 절차 밟아야 한다”는 의견을 낸 바 있다.
이에 반발해 자사고 학부모들도 장외투쟁으로 맞섰다. 서울 22개 자사고 학부모들로 구성된 서울자사고학부모연합회(자학연)은 지난 4일 서울 광화문광장 인근에서 집회를 열고 “서울시교육청은 재지정 평가를 빙자한 자사고 죽이기를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이날 집회에는 주최 측 추산 약 2500명(경찰 추산 약 1500명)의 학부모들이 모였다.
자학연은 “평가를 할 때 평가범위와 평가기준을 미리 알려주고 사전에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초등학생도 알고 있는 상식”이라며 “그런데도 서울시교육청은 예측 불가하고 사전예고도 전혀 없었던 평가기준을 자사고 측과 한마디 협의도 없이 밀실에서 입맛대로 만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우리 학부모들은 오로지 탈락만을 위한 위장 평가를 제시한 교육당국의 행태에 경악하고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자사고 재지정평가를 놓고 서울시교육청과 자사고, 양측 지지자들간의 갈등은 평가보고서 제출여부와 관계없이 하반기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자사고 재지정 평가는 시교육청이 계획대로 6월말까지 평가를 마친다는 방침이지만 이행명령 등을 거치면 8월이 돼서야 윤곽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만약 자사고가 교육청의 재지정 평가에 불복해 행정소송을 제기할 경우에 혼란은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계 한 관계자는 “자사고 재지정 평가 갈등이 학부모, 교육시민단체로 확대되고 있다”며 “폐지 논란이 지속되는 동안 학생과 학부모 혼란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했다.
박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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