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0년간 명품 수제어묵 외길 걸어온 효성어묵 - 어묵업계 최초, ICT 적용 ‘스마트공장’ 구축 - 일본 어묵장인 타츠키 하마다와 제조기술 공유 [헤럴드경제(부산)=윤정희 기자] 우리나라 어묵의 성지는 누가 뭐래도 부산이다. 해방 이후 일본인으로부터 전수된 것이 우리나라 어묵의 시작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다. 조선시대 숙종 45년(1719년)의 ‘진연의궤’에 나온 생선숙편을 한국식 어묵의 시초로 보기도 한다.
해방 이후, 부산어묵의 역사를 말한다면, 그 최초를 중구 부평동시장에서 시작된 동광식품을 얘기하기도 한다. 한국전쟁으로 어묵이 호황기를 맞으며 1953년에 설립된 삼진어묵과 이들이 합작한 환공어묵도 부산어묵의 시작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통칭 ‘부산어묵’으로 불리는 우리나라 어묵은 각기 시작과 제조방법, 제품구성 등이 다양하고 업체들간 제조법이 서로 상이하다. 과거 포장마차나 학교앞 문구점에서 사먹던 꼬지어묵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처음부터 명품 수제어묵을 주로 생산해온 업체도 있었다.
일제시대 일본인 관료들이 주로 거주했던 온천장 일대는 까다로운 일본인들의 식성탓에 명품 수제어묵, 일본인들이 고향에서 먹던 그 맛을 찾는 통에 고급어묵이 만들어지던 지역이었다.
1960년 온천식품, 지금의 효성어묵을 창업한 고 성명섭 옹은 1923년에 태어나 청년시절부터 일본과 부산 온천장을 오가며 무역업에 종사했다. 해방을 맞으며 그가 생각한 사업은 명품 수제어묵을 만들어 공급하는 것이었다. 어묵의 핵심은 신선한 재료와 숙련도 높은 성형기술이다. 주재료는 생선이고, 새끼 갈치를 뜻하는 풀치와 조기 새끼처럼 생긴 깡치 등을 사용한다. 문제는 신선생육을 사용하느냐 국내외에서 가공된 냉동어육을 사용하느냐이다. 또 신선식품이므로 물류과정도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어묵의 성지, 부산에서 신선생육으로 만든 명품 수제어묵의 명맥을 잇고 있는 효성어묵의 장점은 이런 3박자를 고루 갖췄다는 것이다. 1997년에는 수제어묵업계에서는 최초로 현대백화점(압구정점)에 입점할 정도로 고급수제어묵 브랜드로 인정을 받고 있다.
100여명에 이르는 숙련된 직원들이 60여종의 품목을 생산하고 있는 이 회사는 2008년 미국 수출을 시작했고, 수출업체를 통해 일본 등 전세계로 수출하고 있다. 2010년부터는 전국 KTX 역사와 고속도로 휴게소에 납품됐고, 편의점에서도 쉽게 접할 수 있는 대중적 브랜드로 자리매김했다.
최근 일본의 어묵장인 타츠키 하마다(70) 씨가 10년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가 우리나라 어묵의 성지인 부산에 온 것은 신선생육으로 만든 고급 수제어묵 제조기술을 공유하기 위해서다. 10년전 모 대기업의 게맛살 제조방법을 전수해주기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이후, 처음으로 효성어묵을 방문한 것이다.
그렇다면 부산어묵 현재는 어떨까? 대부분 역사가 있는 어묵업체들은 2~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띠는 사람이 효성어묵의 3대 업주, 김민정(38,사진) 대표다. 업계에선 보기드문 여성대표로, 전공은 피아노와 문화예술경영이다. 다섯 살 때부터 25년간 피아노를 전공했고, 독일의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를 졸업하고 독일 공공기관에서 문화예술 업무를 맡아오다 2012년 귀국했다.
김 대표의 목표는 “천천히 가지만, 전세계에서 가장 맛있는 어묵을 만들어 소비자에게 인정받는 기업이 되는 것”이다. 피아니스트이자, 문화예술 경영인으로서 섬세한 판단력을 가지고, 보다 정직하고 맛있는 명품어묵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갖고 기업의 이윤을 공연문화를 통해 사회에 환원하겠다는 의지도 내비쳤다.
cgnh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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